기고>10월16일은 세계식량의 날, 우리의 식량주권은 튼튼한가?

강호웅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교수

117
 편집에디터
편집에디터

매년 10월 16일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정한 세계식량의 날이다. 1945년 설립된 FAO는 식량안보에 관한 대중인식 제고와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촉진하기 위해 1979년부터 창설일인 10월 16일을 세계식량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전세계인구의 10%가 넘는 8억2천만명이 만성적인 식량부족과 영양결핍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증가하는 세계인구와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해는 식량수급을 더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식량원조협약에 가입하여 빈곤국에 쌀을 원조하고 있고 매년 730만톤에 달하는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하는 우리에게 식량위기는 그저 먼 남의 나라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48.9%이며 가축사료용 곡물을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23.4%에 불과하다. 여기에 자급률이 100%에 가까운 쌀을 제외한다면 식량자급률은 8.9%, 곡물자급률은 3.1%까지 떨어진다고 한다. 쌀 외에는 90%이상을 국내에서 자급이 어려워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말이다.

혹자는 자유무역에 따라 경제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수입해 사 먹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식량수입은 카길과 같은 일부 곡물메이저 회사나 특정국가에 편중되어 있고 입찰에 따른 구매방식으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급을 보장 할 수 없어 가격 변동위험에도 항상 노출되어 있다.

더구나 기후변화로 인한 세계적인 기상재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같은 신종 가축전염병의 유행 등 악재가 한꺼번에 들이닥쳐 수급에 문제가 생길 경우 곡물수출업체나 수출국의 도덕성에 우리국민의 건강과 생존이 달린 식량안보를 맡겨 둘 수 없다는 것은 2008년 곡물가격급등으로 발생한 해외사례를 보더라도 자명한 사실이다.

역설적으로 북한이 국제사회의 장기간 경제제재에도 버티고 있는 것은 그나마 75%를 웃도는 식량자급률 때문이라는 분석에도 공감이 가는 이유다.

지금부터라도 농업에 대한 국가적인 인식 대전환이 필요하다. ‘WTO개발도상국 지위’ 포기처럼 우리농업을 자유무역이라는 이름하에 그대로 방치하여서는 안된다. 굳이 농업의 다원적기능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농축산업은 외국과의 경쟁력이 없다고 도태되어도 되는 산업이 아니다.

농촌고령화, 경지면적감소, 기상재해, 신종 가축질병, 세계인구 및 육류소비의 증가 등 식량위기라는 ‘회색코뿔소’가 다가오는 신호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농업에 대한 국가적인 인식전환이 없는 한 매년 50조원의 국방예산을 편성한다 한들 국가안보라는 퍼즐은 완성될 수 없다. 식량(Food)이 무기(Fire)와 연료(Fuel)와 함께 국가안보에 필수적인 3F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