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일파’ 이낙연 총리, 일왕 즉위식 파견

“문 대통령, 한일관계 개선 의지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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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에 이낙연 국무총리를 파켠키로 한 것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대표적 ‘지일파(知日派)’인 이 총리를 앞세워 일본의 수출규제로 불거진 냉각기를 점차 회복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국무총리실은 13일 “이 총리는 일본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행사 참석을 위해 22~24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즉위식 및 국정 연회, 아베 총리 주최 연회에 참석하는 한편, 일본 정·재계 주요인사 면담, 동포 대표 초청간담회 일정 등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리실이 밝힌 공식 일정 외에 이번 일본 방문 기간 이 총리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사이의 회담 성사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일 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한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이 총리의 주요 역할이 될 것이라는 게 외교가 안팎의 시각이다.

앞서 NHK는 지난 8일 이 총리가 일왕 즉위식 참석 계기로 아베 총리와 회담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총리실은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회담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총리실은 이날 오후 일본 정부에 이 총리의 즉위식 참석을 공식 통보하고, 아베 총리와 별도 회담을 갖기 위해 일정 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와의 회담이 성사된다면 지난해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1년여 만에 정상급 ‘한일 대화’가 이뤄지는 셈이다. 한일 정상은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참석 계기로 마련된 다섯 번째 한일 정상회담을 끝으로 마주 앉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아베 총리 발언의 미묘한 기류 변화가 있자 이 총리의 참석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지난 4일 “한국은 중요한 이웃나라다. (한국이)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한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비록 문 대통령의 직접 참석은 아니지만 최고위급 파견을 통해 성의를 표시한 것은 현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보일 수 있는 양국 관계 개선 의지의 최선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일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 기자 시절 일본 특파원을 지냈고,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수석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대표적 ‘지일파’로 평가받는 이 총리를 낙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총리가 한일 관계 회복을 위한 발판을 성공적으로 마련한다면 추후 예정된 여러 다자외교 무대를 통해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의 성사 여부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강덕균 선임기자 dk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