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유(巨儒) 이황과 기대승의 ‘브로맨스’ 오페라로 그리다

나이·직분 초월한 학문적 교류와 우정 묘사
16일 오후7시 광산문화예술회관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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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광주 광산구 월봉서원 강수당에서 문화창작소 그레이스가 오페라 '조선, 브로맨스'를 미리 선보이고 있다. 광주문화재단 제공 편집에디터
지난 2월 광주 광산구 월봉서원 강수당에서 문화창작소 그레이스가 오페라 '조선, 브로맨스'를 미리 선보이고 있다. 광주문화재단 제공 편집에디터

지금으로부터 약 460년 전인 1558년 10월, 과거시험 문과 을과에 수석으로 급제한 고봉 기대승은 퇴계 이황을 처음 만났다. 첫 대면에서 고봉은 퇴계의 이기이원론에 이의를 제기했다. 1559년 1월 퇴계가 먼저 고봉에게 이기이원론에 관한 서신을 보냈고, 이후 13년동안 두 사람은 120여통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단칠정을 논했다. 당시 퇴계와 고봉의 나이는 무려 26살 차이가 났다. 퇴계는 지금의 서울대학교 총장급인 성균관 대사성의 대학자로 58세였고, 고봉은 갓 관직에 등용된 젊은 신인이었다. 직위와 나이차, 그리고 안동과 광주라는 물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서로를 진정으로 아끼며 뜨거운 교류를 나누었는데 이러한 고봉과 퇴계의 사상논쟁은 한국 성리학의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조선을 대표하는 성리학자 고봉 기대승과 퇴계 이황의 조선 최고의 브로맨스를 다룬 이야기가 오페라로 펼쳐진다. 브로맨스는 브라더(Brother)와 로맨스(Romance)의 합성어로 남자의 진한 우정을 의미한다. 문화창작소 그레이스는 오페라 ‘조선, 브로맨스’를 오는 16일 오후 7시 30분 광산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올린다. 두 학자의 학문적 교류와 우정을 음악과 함께 극적으로 구성한 작품으로, 공연 연출과 작곡, 연주는 이승규씨가 맡았다. 극본은 문진영, 성악가 권용만과 장호영이 각각 퇴계와 고봉 역을 맡았고, 연극배우 조혜수가 이야기꾼으로 등장해 노래 사이 해설을 한다.

공연은 총 7장으로 구성, ‘향기로운 만남’, ‘대사성의 편지’, ‘서로를 향한 마음’ 등 12곡의 연주곡과 노래로 이루어져 있으며, 교류의 시작과 우정, 이별과 꿈속 재회, 영원한 만남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문화창작소 그레이스는 ‘조선, 브로맨스’의 쇼케이스를 지난 2월 월봉서원 강수당에서 진행하고, 본격적인 오페라 공연을 위해 광주시와 광주문화재단이 함께하는 2019 문화예술펀딩프로젝트 만세만세 만(萬)만(滿)계(이하 만만계)에 참여했다. 현재까지 총 600여만원을 모금 완료했고, 지원금 만만(滿滿)한 이자 600만원을 더해 총 1200여만원으로 이번 공연을 진행한다.

연출을 맡은 이승규씨는 “공연을 통해 460년 전 고봉 기대승과 퇴계 이황의 아름다운 우정을 현대와 접목해 이야기하고자 했다”며 “두 사람이 26년이라는 세대, 영남과 호남이라는 지역, 성균관 대사성과 새내기 선비라는 직책 차이의 갈등을 유연하고 존중하는 자세로 뛰어넘었던 것처럼 이번 공연이 현시대의 문제점인 세대 간 갈등, 지역 간 갈등을 해소하는 열쇠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광주시와 광주문화재단, 광주 광산구, 행주기씨 문헌공파 종중, 행주기씨 덕창군파 종중이 후원한다.

공연 관람료는 1만원. 참여방법은 해피빈(http://happylog.naver.com/gjcfgive.do) 개별 모금함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지난 2월 광주 광산구 월봉서원 강수당에서 문화창작소 그레이스가 오페라 '조선, 브로맨스'를 미리 선보이고 있다. 광주문화재단 제공 편집에디터
지난 2월 광주 광산구 월봉서원 강수당에서 문화창작소 그레이스가 오페라 '조선, 브로맨스'를 미리 선보이고 있다. 광주문화재단 제공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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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