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분류센터 법제화: 효과적인 재범방지를 위한 출발점

신지은 전남대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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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은 전남대 심리학과 교수 편집에디터
신지은 전남대 심리학과 교수 편집에디터

범죄 발생률은 국가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 사회의 범죄 발생 빈도와 수위는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살인, 성폭력 등 해당 범죄로 인한 사회적 피해가 크고 재범 위험성이 높은, 이른바 ‘고위험군’ 수형자들의 출소는 사회 안전의 큰 위협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아동 성폭행범 출소 반대 및 흉악범에 대한 사형제도 부활 청원은 재범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를 반영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해서는 범죄에 대한 처벌 못지않게 재범 방지도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수형자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에 고위험군 수형자에 대한 분류심사를 전담하는 전문 분류센터의 역할이 크다.

분류센터는 실로 다양한 업무를 담당한다. 수형자들은 일반 교도소로 가기 전 분류센터에서 정밀한 진단을 받는다. 이를 통해 범죄 동기, 가정환경, 건강 등 수형자 개개인의 특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고위험군 수형자를 선별하는 것은 물론, 재범위험성 평가위원회를 통해 처우 목표와 관리 계획을 수립한다.

낙인과 사회적 고립이 재범에 취약하게 만든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출소 후 생활과 연계된 직업훈련 및 치료를 제공하는 것은 수형자의 근본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중요한 작업인 셈이다.

일찍이 미국, 영국 등의 선진국들은 지역별로 분류센터를 설치해 효율적인 재범률 감소에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법무부장관이 수형자를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심사를 전담하는 교정 시설을 지정, 운영할 수 있으며, 해당 경우 교정 시설이 지방교정청 별로 최소 1개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형집행법 제 61조 및 형집행법 시행령 제 86조에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분류센터의 필요성에 대한 보편적 동의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서울 단 한 곳만 법무부 직속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서울 및 수도권 밖의 수형자들은 제대로 분류센터를 거치기 힘든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최근 대전과 정읍 등 지방교정청별 분류센터가 시범 운영을 시작한 바 있다. 하지만 센터가 아직 법제화되지 않아 유관기관과의 협조체계 구축, 예산 확보, 전문 인력 유치 등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 안전의 확보 없이 국민 삶의 질을 논하기는 어렵다. 고위험군 수형자들의 특성을 조기에 파악하고 출소 후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기능하도록 만드는 전 과정의 중심에 분류센터가 있다.

나아가 분류센터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참여와 협력을 이끄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요컨대, 분류센터의 법제화는 안전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출발점이자 핵심으로 국회의 빠른 법안 통과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