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귀촌일기 – 농촌생활(2)

박찬규 진이찬방 식품연구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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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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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큰다는 말이 있듯이 논밭으로 돌아다니는것이 주된 일이지만 달리 보면 건강을 지키는 산책일수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것이 40년 넘게 넥타이 메고 양복을 입고 출퇴근했지만 지금은 머리도 기르고 복장을 자유복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 한 예로 밭에서 일하다 막걸리가 떨어져 일하던 복장으로 읍내의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있어도 누구하나 내 복장에 대해서 신경 쓰는 사람이 없다. 그만큼 자유로운 모습으로 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다.

도시에서 귀촌을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문화생활에 대한 소외감을 이야기 한다. 도회지에서는 다채로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데 시골에는 없다고 지레 짐작한다. 그러나 시골 읍소재지에도 대도시에서 보고 즐길 수 있는 만큼보다는 부족하지만 문화생활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비록 다양한 내용으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은 못 되더라도 공립 영화관이 있고 도서관이 대도시 못지않게 갖춰져 있으며 다양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군민 공간도 확보되어 있어 누구나 인프라를 통해 보고 느끼고 활용할 수 있다.

한편으로 농촌의 좋은 점 중에 하나가 바로 5일장이다. 필자가 살고 있는 해남 읍내에 소재하는 5일장은 달력상 1과 6자가 들어가는 일에 장이 서는데 현지의 해산물과 농산물로 풍족한 장이 만들어져 도시에서는 쉽게 구하기 힘든 싱싱한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해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필자는 일주일에 한 번은 5일장에 가는 편인데 가장 많이 구입하는 품목이 해산물이다. 서해와 남해가 인접해 있는 덕에 5일장에서는 풍부한 해산물을 고를 수 있으며 도시에서는 제철마다 매번 구하기 어려운 싱싱한 해산물을 그때그때 구입할 수 있어서 좋다.

요즘은 농촌생활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면서 취미생활도 넓히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문화예술회관에서 운영하는 각종 프로그램 중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판소리와 살풀이 춤을 배우고 있다. 판소리는 우리 고유의 음악으로서 평소 소리를 듣고 있다보면 어깨춤이 절로 나 더 늦기 전에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수강한지가 벌써 반년이 넘었다. 살풀이 춤도 지금이라도 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나이가 많아 불가능할 것 같아 매주 열심히 배우고 있다. 이렇듯 직접 겪어보니 문화 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도시 못지않게 구성되어 있어 농촌생활에 활력이 되고 있다. 또한 군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원은 교양과목과 전문분야에 걸처 다양한 교과목으로 편성되어 있는데 농촌생활에 필요한 강좌를 본인이 선택해서 들을수 있으며 수강료도 도시와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여 귀농 귀촌자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다. 필자가 살고 있는 해남에는 다른 읍내와 달리 500병상 이상 되는 종합병원이 2곳이나 있어 몸이 아파도 큰 걱정을 안 한다. 도시인들은 지방 병·의원의 시설과 진료에 대해 많은 의심을 갖고 있는데, 이는 편견일 수 있으며 무엇보다 장점으로는 도시 병원보다 해남종합병원에서 친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참고로 귀농 귀촌하면서 농촌생활을 할 경우에는 몇가지 알고 갖춰야 할 것이 있다. 우선 농업인 등록에 필요한 농지는 임차도 인정되며 경작면적이 992㎡ 이상으로서 조건에 맞춰 면사무소에 농업인 등록을 하고 단위농협에 조합원 가입이 가능하며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에 경영체 등록을 할 수 있다. 농업인 등록이 되면 평생 납부하여야 하는 건강보험료가 50% 감액되어 귀농 귀촌생활에서 가장 크게 경제적 부담을 줄여준다. 단위농협 조합원이 되면 농협에 출자할 수 있고 경영체 등록을 하면 농협에서 판매하는 농자재 등 모든 물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또한 각종 농기계에 대한 면세유 제도까지 있어서 농기계 운영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각 군마다 설치 운영되고 있는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농업기술 보급과 각종 농업관련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각종 농기계를 저렴하게 임대하고 있어 귀농 귀촌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바쁘게 살아온 도시생활의 틀속에서 항상 시간에 쫒기고 여유를 갖지 못한 생활을 하다가 귀촌해서는 농촌생활이 땅을 밟고 사는 낙이 크고 집만 나서면 산책길이라 도시인들보다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어 일상생활이 보람되고 즐거움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