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한의 동시대 미술 수첩>동시대미술의 눈으로 작품의 가치평가에 대해 논하다.

(장민한, 조선대학교 미학)
미술작품의 가치는 ‘훈련된 눈’이 아닌 ‘담론’으로 결정된다.
새로운 미술 패러다임 시대의 훌륭한 작품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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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2일부터 4일 동안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광주국제아트페어 편집에디터
9월 12일부터 4일 동안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광주국제아트페어 편집에디터

동시대미술의 눈으로 작품의 가치평가에 대해 논하다.

최근 우리지역에서 색다른 전시가 두 군데서 열렸다. 관람 목적이 아니라 판매 목적으로 진행된 전시다. 하나는 9월 12일부터 4일 동안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광주국제아트페어>이고, 다른 하나는 충장축제 기간인 10월 2일부터 6일 동안 무등갤러리에서 개최된 <무등아트페스티벌>이다. 올해로 열 번째 진행된 <광주국제아트페어>는 해외 18개 갤러리, 국내 73개 갤러리, 개인 작가 84명이 참가한 광주 최대 규모의 미술 장터였다. 이 행사가 국제아트페어로서 명실상부한 역할을 했는지는 논란이 있지만, 2만 7천 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고 18억 원 이상이 거래될 정도로 우리 지역의 가장 큰 미술 시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무등아트페스티벌>은 규모면에서는 아트페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작은 행사지만, 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미술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미술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미술 시장 확대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사라고 할 수 있다. 이 행사에서는 작품 크기를 불문하고 프로 작가의 작품을 30만원에 구입이 가능하다. 시민들의 진입장벽을 낮춰서 누구나 쉽게 미술작품을 구입하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160여 명 작가, 450여 점의 작품이 출품되었고, 축제에 참여한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올해는 경제가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두 행사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는 것은 미술작품을 구입하여 집이나 사무실에 소장하고 감상하려는 욕구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감상에 적합하면서 집 한 구석의 장식물로서 적절한 크기의 미술작품을 구입하려면, 작가의 인지도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적어도 수백만 원을 투자해야 한다. 농담 삼아서 미술작품 가격과 명품 가방의 가격을 비교하는 경우가 있다. 개인 취향의 문제이긴 하지만, 일 년에 몇 번밖에 들고 다닐 일이 없는 명품 가방보다 미술작품이 훨씬 가성비 높은 투자가 될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매일 볼 수 있고 집 인테리어의 품격도 높이고, 잘 고르면 경제적 가치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떤 작품을 구입해야지 이런 장점을 얻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경제적 여유가 어느 정도 있어서 작품을 구입하려는 마음을 먹었다고 하더라도 작품의 선택은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명품 가방처럼 유명 메이커가 그 가치를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고, 사용 후기 댓글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원래는 이런 역할은 화랑이나 아트컨설던트가 해주어야 하는 데 아직까지 일반 개인에게 적절한 작품을 추천할 만큼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여기서는 지면이 허락되는 대로 훌륭한 미술작품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보고자 한다. 실제 구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작품을 실제로 구입은 안 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팁대로 작품을 감상하게 되면 훨씬 풍부한 감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의 작품을 선택하라!

중고등학교 시절 미술시간에 좋아하는 것과 훌륭한 것은 다른 것이라고 교육을 받아왔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다. 모더니즘 미술 패러다임의 시대에는 훌륭한 작품의 기준을 작품이 지닌 ‘미적 형식’에서 찾았다. 그때는 작품의 내용과 무관하게 그 작품의 형식이 미적이면 훌륭한 것이라는 이론, 다시 말하면 형식주의 비평이 지배하고 있었다. 20세기 미국 최고의 비평가인 클레멘트 그린버그는 훌륭한 작품을 선별하기 위해서는 ‘훈련된 눈’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그 눈으로 작품 내용이 무엇이든 관계없이 미적 형식을 찾는 것이 비평가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미술교육도 그린버그의 이론에 영향을 받아 진행되었고, 이에 따라 훌륭한 작품을 선별하는 눈이 따로 있다는 생각이 당시 미술계를 지배했다. 그런데 오늘날 미술 패러다임 시대에는 이 말이 적용되지 않는다. 오늘날은 코카콜라 병이든 벽의 낙서이든, 더 나아가 다른 작가의 이미지이든 차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동시대 작가들은 차용 이미지를 이용하여 다른 이야기, 즉 다른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이다. 예컨대 작가는 자신의 의도한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일부러 추한 이미지나 양식을 차용할 수 있다. 오늘날에는 미적인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형식이 의도한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해주는 형식인지 여부가 중요하다. 이제는 전문가의 ‘훈련된 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작품이 무엇을 전달하려고 이러한 형식을 사용했는지 감상자 스스로 생각해보고 판단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감상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를 효과적인 형식으로 구현하여서 감상자 본인에게 감동을 주는지 판단하라!

둘째, ‘자신의 눈’만을 믿지 마라!

첫 번째 팁이 전문가의 ‘훈련된 눈’이 소용이 없는 시대라는 주장이었다면, 이 말은 자신의 눈을 믿고 주체적으로 작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이라고 해야 하지 않는가? 그렇지 않다. 비평가의 ‘훈련된 눈’이든 예술애호가의 눈이든 ‘눈’만 믿고 작품을 선택하면 안 된다. 어떤 작품이 감상을 하고 커다란 만족감을 얻었다고 해보자. 그런데 이 작품이 독창적인 작품이 아니라 특정 작품의 스타일을 모방한 작품(짝뚱)이라면, 감동을 받았다고 해서 이 작품을 훌륭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작품의 독창성이나 새롭게 성취한 업적은 ‘눈’으로 경험되는 것이 아니라 ‘연구하고 찾아내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에서 가장 저명한 예술철학자 중 한 사람인 노엘 캐롤은 예술작품의 가치를 ‘수용가치’와 ‘성공가치’로 나눈다. ‘수용가치’는 감상자가 눈으로 파악할 수 있는 가치이지만, ‘성공가치’는 작품과 관련된 정보를 통해서 파악되는 가치이다. 지금도 파리 어느 공원에서는 고흐보다도 더 고흐 스타일을 잘 구사하는 작가들이 있다. 그들의 작품이 고흐 작품보다도 더 ‘고흐스럽고’ 감동이 있다고 해서 그 작품들을 고흐 작품보다 더 위대하다고 하지는 않는다. 고흐가 이루어낸 성취는 미술사적 정보가 있어야 확인될 수 있는 것이지 ‘눈’만으로 파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셋째, 작품을 옹호할 수 있는 담론이 있는지에 대해 전문가에게 물어 보아라!

두 번째 팁에서 작품의 성공가치에 대해 말했다. 한 작품이 지금까지 이루지 못했던 ‘무엇’을 성취했는지는 작품을 뚫어지게 본다고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을 알기 위해서는 미술사나 미학 지식을 알고 있어야 한다. 예술애호가도 차분히 공부하면 알 수 있는 일지만, 생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그리고 그 작품이 성취한 것이 그 시대에 가치가 있는지 판정하는 일도 전문가의 일이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보겠다. 이탈리아에서 16세기 초에 제작된 <모나리자>가 같은 시기인 16세기에 조선에 상륙했다면 어떻게 평가를 받았을까? 이탈리아에서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이상적인 미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훌륭한 작품이라고 평가를 받았을까?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그 당시 조선에는 생생한 묘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모나리자>는 신기한 그림이라고 여기었을망정 훌륭한 작품이라고 평가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나 더 예를 들겠다. 만약 오늘날에 어떤 화가가 30년 동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타일을 공부하고 익혀서 무엇이든지 다빈치처럼 그릴 수 있었다면, 그를 훌륭한 화가라고 했을까? 이 역시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이미지를 자유롭게 만들어내는 오늘날에 그 작품의 가치를 옹호해줄 수 있는 ‘담론’을 제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평가는 특정 작품을 옹호해 줄 수 있는 담론을 찾아 낼 수도 있고, 새롭게 만들어낼 수도 있다. 작품을 옹호할 수 있는 담론에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고, 전문가에게 문의를 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작품 구입을 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하는 중요한 세 가지 팁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다. 다음 기회에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으리라고 본다. 미술작품 수집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취미는 아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되는 대로 작은 작품부터 관심을 갖고 수집을 하게 되면, 본인이 생각한 것보다 더 큰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작은 작품이라고 해도 적은 돈이 아니기 때문에 작품 선택에 심사숙고를 할 것이고, 이 과정을 통해 진정한 미술애호가로서 삶의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오늘날 미술계의 변화무쌍한 동향에서 시작하여 작가들의 고민들, 다양한 담론 세계 등 일상을 넘어서 삶의 또 다른 축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주거 공간의 인테리어 가치나 투자 가치는 또 다른 덤이라고 할 수 있다.

(장민한, 조선대학교 미학)

9월 12일부터 4일 동안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광주국제아트페어 편집에디터
9월 12일부터 4일 동안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광주국제아트페어 편집에디터
9월 12일부터 4일 동안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광주국제아트페어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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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부터 6일 동안 무등갤러리에서 개최된 무등아트페스티벌 편집에디터
10월 2일부터 6일 동안 무등갤러리에서 개최된 무등아트페스티벌 편집에디터
10월 2일부터 6일 동안 무등갤러리에서 개최된 무등아트페스티벌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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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부터 6일 동안 무등갤러리에서 개최된 무등아트페스티벌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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