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30만원’…6년째 이어지는 광주미술부흥 프로젝트

우제길· 송필용 등 유명 작가들 참여속 ‘무등아트페스티벌’ 개최
작품 구매자들, 행사시작전 '줄서기' '가위바위보' 등 진풍경 연출
지역미술 진흥·대중화 꾀하려 6년째 개최, 출품작품· 매출 두배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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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충장축제 기간에 열린 무등아트페스티벌에서 외국인 관람객이 작품구입을 위해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무등갤러리 제공 편집에디터
지난해 충장축제 기간에 열린 무등아트페스티벌에서 외국인 관람객이 작품구입을 위해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무등갤러리 제공 편집에디터

‘빛의 화가’ 우제길 화백의 작품과 ‘소나무’, ‘폭포’로 잘 알려진 중견작가 송필용 화백의 작품을 30만원에 구입할 수 있을까? 이맘때 이 곳에 오면 가능하다.

매년 충장축제 기간동안 광주 동구 예술의거리 무등갤러리 앞에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무등아트페스티벌에서 작품을 구입하기 위해 긴 줄을 선 사람들은 서로 치열하게 눈치를 주고받으며 갤러리가 오픈하기만을 기다린다. 오전 10시 갤러리가 문을 열고 본격적인 행사를 진행하자 마음에 담아둔 작가의 작품을 향해 바삐 걸음을 옮긴다. 동시에 작품을 집어든 경우 구입자는 ‘가위바위보’로 결정된다.

김잔디 무등갤러리 큐레이터는 “몇몇 인기있는 작품들은 경쟁이 붙을 수밖에 없다”며 “작품구입에 예약은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행사가 시작하는 첫날에는 좋은 작품을 선점하기 위해 관람객들이 줄을서고, 가위바위보로 작품구입을 한다”고 말했다.

미술작품을 모으는 콜렉터나 미술작품 구입을 처음 해보는 입문자들에게 무등갤러리의 ‘무등아트페스티벌’은 1년에 딱 한번 ‘득템’ 할 수 있는 기회다. 작게는 1호(20㎝*14㎝)크기의 소품에서부터 20호(70㎝*50㎝)까지 크기를 불문하고 무조건 30만원에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명작가의 작품을 수십만원 이상 저렴하게 구입하거나 소품이라도 장만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광주 동구가 운영중인 무등갤러리는, 지난 2014년부터 30만원에 작품을 판매하는 ‘무등아트페스티벌’을 개최해오고 있다. 지역 공립갤러리로 역할을 고민하면서 지역민들에겐 신선함을 선사하자는 차원에서 시작한 것이 해를 거듭해오며 ‘놓쳐서는 안될 장터’로 자리를 잡게됐다.

작품가격이 호당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유명 작가들은 이때만큼은 자존심을 내려놓는다. 지역민들을 위해 선뜻 큰 작품을 내놓기도 하고, 대작 위주의 작품을 그려온 작가들은 소품 사이즈로 축소한 작품을 출품하는 배려를 보여준다.

무명, 유명, 신진, 원로가 한마음 한 뜻으로 짧은 축제에 참여해 온 것이 올해로 여섯해가 됐다. 해가 거듭될수록 참여 작가들이 동참하면서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행사가 처음 개최됐던 2014년에는 116명이 참여했으나 올해는 160여명이 동참하기로 했다. 출품작 역시 첫해에는 258점에서 올해는 450여점으로 늘어났다.

지역민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하자는 차원에서 시작된 행사였지만 지난 5년간 행사가 보여준 의미는 보다 묵직하다. ‘생애 첫 작품’을 구입했던 ‘미술 입문자’들이 구입한 작품으로 인해 작가와 교류하고, 지속적으로 작가의 작품을 구입해 오고 있는 상황이 종종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 큐레이터는 “작품에 작가들의 연락처를 기재하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작품을 구입했던 이들이 개별적으로 작가들과 연락을 하면서 작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행사 초기 작품 구입자들이 나중에 자녀 손을 잡고 작품을 다시 구입하러 오는 모습을 보면 행사 기획자로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림을 잘 모르는 분들에게 일반적인 아트페어는 부담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일 수 있는데, 무등아트페스티벌은 모든 작품이 30만원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작품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일종의 미술시장에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행사는 2일부터 7일까지 광주 동구 예술의거리 내 무등갤러리에서 열린다. 강남구, 김성결, 박지택, 송필용, 우제길, 이두환, 정해영 작가 등이 참여한다. 문의(062)236-2520.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