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잦아진 ‘가을 태풍’… 피해도 눈덩이

고수온 통해 막대한 에너지 동반한 가을태풍 잦아져
북태평양 기단 세력 유지…10월중 추가 태풍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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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호 태풍 '링링'이 휩쓸고 지나간 지난 10일 신안군 흑산면 일대 전복·우럭양식장 80% 정도가 피해를 당했다. 편집에디터
제13호 태풍 '링링'이 휩쓸고 지나간 지난 10일 신안군 흑산면 일대 전복·우럭양식장 80% 정도가 피해를 당했다. 편집에디터

 제13호 태풍 ‘링링’이 할퀴고 간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 제17호 태풍 ‘타파’가 또다시 한반도를 강타했다.

 달갑지않은 ‘가을 태풍’의 연이은 내습, 지역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가을 태풍은 수확철 농산물의 피해가 큰 탓에 ‘농도’ 전남 지역민들의 상심이 크다.

 문제는 앞으로다. 지구온난화 영향 등으로 ‘여름 태풍, 가을 장마’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가을 태풍이 올해 또 한반도에 접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광주·전남 할퀸 링링·타파

 연이는 대형 태풍이 남긴 상처는 상당하다.

 지난 7일 상륙한 태풍 ‘링링’으로 전남에서는 모두 100억73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신안이 47억13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진도 19억9400만원, 해남 6억5400만원, 강진 4억6400만원, 장흥 3억9500만원 등이다.

 주택 66채가 침수되거나 파손됐고, 수확을 앞둔 논경지 7004㏊가 침수 등의 피해를 입었다.

 과수 낙과 피해도 1286㏊에 이른다. 양식장 등 수산시설 피해규모는 30억7300만원, 도로, 상하수도 등 공공시설 피해규모는 37억33만원이다. 광주에서도 가로수 쓰러짐 등 244건의 피해가 집계됐다.

 지난 22일 대한해협을 통과한 태풍 ‘타파’ 피해도 막대하다. 목포와 완도에서 각각 1명씩 중상자가 발생했고 곡성 체육관의 유리시설 낙하로 6명이 부상 당했다.

 전남에서는 벼 496㏊가 침수되는 등 280여건(주택침수 2건, 주택파손 36건, 도로유실 4건, 교통표지판 3건, 신호등 4건, 가로등 3건, 가로수 232주)의 피해가 발생했고, 여수, 담양, 영광, 화순 등에서 모두 2103가구가 정전피해를 입었다.

 광주에서도 85건(가로수 1건, 간판 8건, 창호 3건, 도로침수 10건, 벼 침수 3건, 기타 63건)의 피해가 보고됐다.

 ● 가을 태풍이 더 무섭다…막대한 피해 동반

 피해도 피해지만, 잦아지는 가을 태풍이 달갑지 않다. 가을 태풍은 막대한 피해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역대 가을 태풍의 위력은 상당했다.

 지난 2003년 9월 중순 발생한 태풍 ‘매미’는 인명피해 131명과 재산피해 4조2225억원을 남겼으며, 1959년 9월 중순 찾아온 태풍 ‘사라’는 인명피해 849명을 야기했다. 2016년 10월5일에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차바’는 영남지방을 휩쓸면서 6명이 숨지고 2150억원의 재산피해를 기록했다.

 가을 태풍이 이처럼 독한 이유는 여전히 높은 해수면 온도와 북대평양 고기압의 약화 때문이다.

 한여름철 폭염 등의 이유로 태풍이 발생하는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가을이 돼서도 떨어지지 않아 강력한 태풍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계절적 약화되는 것도 원인이다. 여름에는 강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으로 태풍이 직접 우리나라로 진입하지 못했다. 그러나 가을이 돼 북태평양 고기압이 약화되면서 우리나라 쪽으로 태풍이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기고 있다.

 더불어 가을이 되면서 북쪽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공기와 태풍간 기온차가 커 한반도에는 대기 불안정 상태가 생길 수 있다. 여름 태풍보다 더 많은 비와 바람을 동반하는 이유다.

 ● 세지고 잦아지는 가을 태풍

 가을 태풍은 최근 잦아지는 추세다.

 과거 태풍은 여름철에 상륙하는 경향을 보였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태풍 발생 추이를 살펴보면 5월 2건, 6월 6건, 7월 6건, 8월 2건, 9월 2건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최근 5년새 태풍의 양상이 달라졌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태풍 발생 추이를 살펴보면 6월 2건, 7월 5건, 8월 6건, 9월 7건으로 나타난다. ‘여름 태풍, 가을 장마’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북상한다. 그런데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알래스카와 시베리아 일대 등 고위도 지역에 온도가 높아지면서 고위도와 저위도간 기온격차가 낮아졌다. 이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 약화로 이어지면서 한반도에 상륙하는 가을 태풍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다.

 당장 10월에도 가을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광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9월 중에는 태풍의 우려가 낮고, 다음 호 태풍은 일본으로 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할 기미는 보이지 않아 10월 중 태풍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