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미투, 무엇을 위해 시작됐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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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나 기자. 이한나 기자 hannah.lee@jnilbo.com
이한나 기자. 이한나 기자 [email protected]

광주시교육청의 스쿨미투 강경대응을 다뤘던 지난 보도(2019년 9월 16일자 1·4면, 17·18일자 4면)를 두고 시교육청 내부에서는 “교육적 사태의 핵심은 학생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라며 “울음이 성숙하지 않다고 나무라는 것은 위선이다”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

부탁하건대 논점을 흐리지 말라. 해당 보도는 직위해제, 해임 징계 등 한 교원의 경제적·사회적 생존권이 달린 문제를 결정할 때 시교육청이 그 근거가 되는 사실관계 확인을 얼마나 성실히 수행했는지, 또 그 과정에서 교사의 기본권이 훼손되고 학생들이 피해를 받는 경우는 없었는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여기서 시교육청이 조사 과정에서 학생의 진술을 얼마나 존중했는지와 피해를 주장하는 학생들의 성숙 여부 등은 보도 주제와 다소 동떨어져 있는 것이다.

예전엔 성문제에 대해 쉬쉬하고 은폐하기 급급했던 태도가 교육현장을 곪게 만들었다면 이제는 성비위 의심 교사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분리와 처벌 위주 해결 방식이 문제가 되고 있다.

시교육청은 피해자 보호를 앞세워 이같은 방식을 고집하고 있지만 취재 과정에서 만났던 스쿨미투를 경험한 교사와 학생들 상당수는 시교육청의 스쿨미투를 좋게 평가하지 않았다.

스쿨미투에 연루된 교사들은 검찰에 무혐의를 받고도 여전히 성범죄자 낙인을 지우지 못해 울분에 가득 차 있었고, 교육자로서 그동안 쌓아왔던 모든 품위와 명예가 무너진 삶에 대해 절망하고 있었다.

그들은 정신과 상담 및 치료를 받거나, 베란다 앞에 서있다 말기를 반복하는 등 자살 충동을 이겨내며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학생들도 혼란스러워 했다. 그들은 자신의 진술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도 모른 채, 조사관 성향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진행된 조사 방식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말 문제가 있는 교사와 그렇지 않은 교사 구별 없이 모두 학교 현장을 떠나게 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을 표했고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교사와의 대화와 화해의 기회가 박탈된 것에 대해서는 분노했다.

일부 미투 연루 교사들은 운이 좋아 학교에 돌아간다 해도 ‘예전처럼 학생들과 마주할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또 남아 있는 교사들도 다음은 내 차례가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 수업 내용만 전달할 뿐이다. 학생들도 그런 교사들을 원망하지 못한다.

정서적 교류 및 상호작용 없이 지식 전달만 뿐인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 보다 나은 교육 공동체를 꿈꿀 수 있을까?

교육적 관점이 사라진, 교사를 분리와 처벌의 대상으로만 보는 스쿨미투 대응은 교육 현장을 얼어붙게 하고 서로에게 상처만 남길 뿐이다.

질문과 토론이 자유롭고 교사, 학생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건강한 학교를 바란다면 스쿨미투가 무엇을 위해 시작됐는지 이제는 되돌아봐야 한다.

이한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