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조사위’ 좌초는 역사에 죄 짓는 일이다

특별법 시행 1년 지나도 출범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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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진상규명 특별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진상조사위원회는 출범조차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내년 5·18 40주년을 앞두고 진상규명 작업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5·18 진상규명 특별법이 지난해 9월 14일 시행됐지만 진상조사위원회가 출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국회가 장기간 공전하고 있는 탓이다. 자유한국당은 법 시행 다섯 달 만에 위원 3명을 추천했지만 청와대가 이 가운데 2명을 자격 미달을 이유로 임명 거부했고, 이후 선거제 패스트트랙 등으로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며 더 이상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오늘 열리는 국회 국방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진상조사위 출범을 위한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여야의 극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어 정기국회 문턱을 넘을 지는 미지수다.

5·18 진상조사위 출범이 이처럼 지연되면서 광주지역 5월 단체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더욱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국이 시계 제로 상태로 빠져들고 있어 5·18 진상규명이 이대로 물거품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진상조사위 출범 지연과 더불어 5·18 역사왜곡 처벌법안도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있다. 때문에 5·18을 모독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여전히 국회의사당을 활보하고 있다.

최초 발포 명령자, 희생자 암매장 의혹 등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는 ‘5월의 진실’을 규명하려는 것은 책임자 처벌을 위한 게 아니다. 불의한 국가권력에 의한 반인권적 행위를 규명하고 이를 통해 다시는 불행한 역사가 반복돼선 안 된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함이다. 나아가 은폐된 진실을 규명함으로써 진정한 용서와 화해를 하고 국민통합에 기여하려는 것이다. 내년 40주년을 앞두고 있는 ‘5·18’의 시대적 과제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정치권이 정쟁에 매몰돼 5·18 진상조사위 출범을 차일피일 미루고 결국 좌초시킨다면, 이는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