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가 앗아간 한가위… 일가족 등 6명 사상

광산구 송정동 아파트서 화재… 전동 킥보드 발화 추정
이웃주민 힘 모아 자녀들 구출, 경찰·지자체 등 피해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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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4시20분께 광주 광산구 송정동 한 아파트 5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50대 부부가 숨지고 자녀·이웃 등 4명이 부상을 입었다. 광주 광산소방서 제공 편집에디터
12일 오전 4시20분께 광주 광산구 송정동 한 아파트 5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50대 부부가 숨지고 자녀·이웃 등 4명이 부상을 입었다. 광주 광산소방서 제공 편집에디터

추석을 하루 앞두고 아파트 화재로 인해 50대 부부가 숨지는 등 6명이 사상한 사건이 발생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다만 화재 직후 힘을 모아 구조에 힘 쓴 이웃 주민들로 인해 큰 불로 번지지 않았고, 인명피해도 줄일수 있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15일 광주 광산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4시20분께 광산구 송정동 한 아파트 5층에서 불이 나 A(54)씨와 아내 B(51)씨 등 2명이 숨지고 아들(23), 딸(22) 등 4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화재 발생 당시 방에서 잠을 자던 A씨의 아들과 아들 친구(24)는 5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탈출했으며, 딸은 보일러실 창틀에 매달려 있다가 이웃의 도움을 받아 구조됐다.

그러나 딸과 함께 매달려 있던 A씨는 추락했고, B씨는 현관 앞에서 질식해 숨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소방관 130여명과 장비 46대를 투입, 화재 발생 21분 만에 불을 껐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현관 앞 거실의 전동킥보드가 화재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광주 광산경찰서 등은 화재 발생 당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광산소방서 화재조사반, 한국전기안전공사와 현장 합동 감식 작업을 벌인 결과, 현관 앞 거실의 전동킥보드에서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전동킥보드를 이용한 뒤 거실 쪽에 세워놓고 잠이 들었다”는 가족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과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국립과학수사원은 16일 A씨 부부에 대한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부부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지만 이웃들의 노력과 협력이 아니었다면 자칫 더 커질수도 있었다.

‘불이야’, ‘살려주세요’ 등 비명이 들려오자, 밖으로 나온 주민들은 이내 재활용품수거장에서 페트병 등 플라스틱 쓰레기가 담긴 포대를 가져와 화단에 쌓았다. 난간에 매달린 A씨와 딸을 위해 ‘에어매트’를 만든 것.

또 건너편 동 주민 양모(46)씨는 화재 소식에 급히 A씨의 아래층 집으로 양해를 구하고 들어가 딸을 구조했다. 이어 A씨까지 구하려 했으나 힘이 빠진 A씨가 버티지 못했고 여기에 주민들이 쌓아놓은 에어매트 바로 옆 콘크리트 지면으로 떨어지면서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났다.

양씨는 “A씨의 머리가 아래쪽을 향하고 있길래 5층으로 올라가 잡아당기려 했는데 그 사이 힘이 다해 너무 안타깝다”며 “최소 한 사람은 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들어갔다”고 답했다.

한편 경찰과 관할 지자체는 화재 피해자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광산구는 화재사고에 따른 지원 계획을 6단계로 세분화해 장례지원, 주거지원, 주택정비, 생계지원, 법률지원, 학비지원 등을 관련 부처와 연계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광산경찰도 화재로 갑작스럽게 부모를 떠나 보낸 남매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을 우려가 있다고 판단, 전문 심리상담 요원을 투입해 심리적 안정을 도울 예정이며 광산소방서도 생필품 등 20여개의 각종 구호물품을 지원한다.

오선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