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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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수 기자 ss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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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는 지난 2009년 2월 18일 정몽준 당시 한나라당 최고위원에게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하려 했으나 총학생회 등의 반발로 무산됐다. 전남대는 “정 최고위원이 남북관계 개선과 스포츠 문화 발전을 통한 세계평화 증진 등에 이바지한 점을 높이 평가해 학위를 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전남대는 2007년에도 당시 무소속이던 정 의원에게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주려고 했으나 철학과 교수들과 학생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역사적으로 명예 학위가 처음 수여된 것은 1479년에 옥스퍼대가 영국의 주교 라이오넬 우드빌에게 수여한 것이 최초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1948년에 서울대가 더글러스 맥아더에게 명예학위를 수여한 것이 처음이다. 명예박사는 말 그대로 특별한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세운 사람에게 주어지는 학위다. 우리나라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47조는 ‘명예박사 학위는 학술발전에 특별한 공헌을 하였거나, 인류 문화의 향상에 특별한 공적이 있는 사람에 대해 대학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수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대학이 명예박사 제도를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활용한다면 사회의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각 대학들이 박사학위에 목마른 정치인이나 경제인들에게 남발하고, 대학 발전기금을 확보하거나 그들과 연결 고리를 만드는데 활용하고 있다. 국내 대학들이 1년 동안 주는 명예박사 학위는 평균적으로 180여 개에 이른다고 한다. 그렇게 쌓인 국내 명예박사는 현재 50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명예박사를 모범적으로 수여한 사례가 없지 않다. 지난 2002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중 한 명인 다나카 고이치는 일본 센다이 지방 국립대인 도호쿠대 전기공학과를 나온 학사 출신의 평볌한 연구원이었다. 도호쿠대는 노벨상을 받은 그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다나카는 “고생도 안 하고 박사학위를 받게 돼 정말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총장상 위조 의혹 중심에 있는 최성해 동양대학교 총장이 학력 위조 의혹에 휩싸였다. 최 총장은 그동안 교내 졸업장이나 상장 등에 교육학 박사라고 자신의 학력을 표기했으나 정작 명예박사로 밝혀졌다. 명예박사는 정식 박사가 아니어서 공식적인 문서에 쓸 수 없다. 총장 자신이 학력 위조 의혹을 받으면서 총장상 위조 의혹을 제기했다니 쓴웃음이 나온다.

박상수 주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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