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조국이여 비상하라

유순남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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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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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9일 문대통령은 고심 끝에 조국교수를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했다. 조장관이 법무부장관 예정자로 지명된 후 한 달 동안 ‘법무부장관 후보자 조국교수’로 인해서 온 나라가 들썩였다.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그의 가족들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졌는데, 그것들은 대략 다음과 같다. 조장관의 가족들이 10억여 원을 투자한 사모펀드에 대한 의혹, 유급성적의 딸 장학금 수령 의혹, 그 딸의 고려대학교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부정입학 의혹, 기술보증기금을 갚지 않으려는 동생부부의 위장이혼 의혹 등이다.

서울대, 고려대, 부산대 학생들은 ‘조국 퇴진’을 외치며 촛불시위를 계속했고, 자유한국당 등 야당들은 “각종 의혹의 중심에 있는 조 후보자의 부인과 모친, 동생, 입시부정 의혹 당사자인 딸까지 모두 청문회에 출석해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몇 가지 의혹들에 대해서는 검찰고발까지 감행했다. 그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8월 27일 조장관과 관련된 11건의 고소·고발장에 근거해 서울대 환경대학원,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부산의료원, 고려대, 단국대, 공주대, 사모펀드 운용사, 웅동학원 등 2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여당에서는 “인사청문회에서 가족을 증인으로 부른 선례가 없다. 정책청문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맞서서 9월 2일~3일로 예정되었던 청문회가 무산되었다. 그에 따라 당사자인 조장관은 청문회 예정일인 지난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 실망과 분노에 고개를 숙였다. 기자회견 후 여론이 조장관 쪽으로 움직이자 자유한국당은 가족증인을 철회하면서 지난 6일 청문회를 했다. 청문회 결과 청와대와 여권은 ‘임명을 철회할 만한 결정적 하자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의당도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한다.”며 이른바 ‘데스노트’에 조장관을 넣지 않고 임명 쪽에 힘을 실어주었다. 하지만 검찰이 지난 7일 조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조사도 없이 기소했고, 야당도 국정조사와 특검, 해임 안 등을 거론하고 있는데다, 국민 여론조사에 임명반대의사가 더 높게 나왔다.

이런 일련의 일들과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의 극렬한 대치상황을 지켜봐야했던 국민은 어떤 이들은 분노하고, 또 다른 이들은 조모조마하고, 안타까워했다. 위에 나열한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조장관의 가족들은 지위와 부를 이용 불법적인 일을 많이 저질러 죗값을 치러야 할 것이며, 조장관 역시 가정을 잘 다스리지 못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 같다. 세간에는 ‘자유한국당 사람들에 비하면 그 정도는 조족지혈’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불법은 불법인 것이다. 더구나 조장관은 법무부장관이므로 어쩌면 그 누구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조장관과 그 가족들은 지난 한 달 동안 부끄러움과 후회의 날들을 보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쩌랴, 이미 업어진 물인 것을! 주역(周易) 계사(繫辭) 하전(下轉)에도 ‘길함과 흉함, 후회와 부끄러움은 삶 속에서 생기는 것이다(吉凶悔吝者 生乎動也)’ 라는 말이 있듯 잘못하여 부끄러움을 느끼고 후회 하는 것이 인간이고 인생이리라. 아무쪼록 조장관은 후회와 부끄러움을 잊지 말고 장관직에 임할 것이며, 앞으로 불어 닥칠 태풍을 잘 견디고 이겨내서, 새로운 조국으로 탈바꿈하기를 바란다.

문대통령은 9일 장관 4명과 장관급 위원장 3명의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검찰은 검찰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장관은 장관이 해야 할 일을 해나간다면 그 역시 권력기관의 개혁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처럼 윤석열총장은 검찰에서 원칙을 지키고, 조국장관은 법무부에서 원칙을 지켜, 팽팽한 활시위를 만들어 대한민국이라는 화살이 새롭게 비상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