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인사이트 포럼-지역 소멸의 시대, 지속가능은 가능한가?> 강연6=이주열 MCA 대표 / 한국뉴욕주립대학교 TIC 사무국장

□블록체인은 사회적 기업의 미래를 창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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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MCA 대표 / 한국뉴욕주립대학교 TIC 사무국장 편집에디터
이주열 MCA 대표 / 한국뉴욕주립대학교 TIC 사무국장 편집에디터

2019년 8월16일 금감원의 발표에 의하면 올 상반기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은 8조40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4%(3000억원) 늘었다고 한다.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 여건 악화, 미·중 무역분쟁 등 각종 대내외 악재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만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낸 것이라 모두들 놀라워했다. 더구나 2019년 올 상반기 은행 이자이익은 사상 최대인 19조7000억원이라고 한다. 예대마진과 송금 수수료 등으로 낸 이익의 규모가 실로 어마어마하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의 10%만이라도 사회 문제 해결에 쓰도록 은행들이 통 큰 결정을 한다면 어떨까? 어느 누구도 해결하려 않는 회색지대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도록 블록체인 기반의 Social Venture에 투자한다면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지 않을까?

중앙집중화 된 돈과 정보와 힘의 흐름을 변화시키고자 탄생한 것이 블록체인이다.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의 “Bitcoin : A Peer to Peer Electronic Cash System” 논문이 출발점이 되었던 것이다. 금융권으로부터 탈 중앙화하여 개인과 개인간의 거래를 증명할 수 있도록 하며, 원장을 분산함으로써 투명성과 불변성 그리고 추적 가능성의 특징을 갖도록 한 것이다.

블록체인 기업은 기존의 주식회사 시스템과 다른 점이 많다. 토큰을 발행하지만 주식은 아니다. 따라서 경영에 참여하거나 배당 받을 권리가 전혀 없다. 주식회사는 주주들의 배당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해마다 이익을 창출하는 데 온 힘을 집중한다. 이 과정에서 상생보다는 승자독식이 만연하게 되었고, 소수의 주주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갔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업은 토큰을 발행해 사업자금을 마련하고 보통 비영리재단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이윤을 높이기 위해 관계자들을 쥐어짤 이유가 없다. 대신 생산비용과 재단 운영 자금만 필요하기에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가도록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꾀한다. 즉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토큰이 많이 통용되고 그 가치가 상승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의료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세계 유수의 병원과 의사들의 협진을 통해 병을 치료할 수 있으며, 치료에 힘을 쓴 의사와 간호사에게 보상을 해줌으로써 5번 가야 할 진료를 2번으로 줄일 수 있다면 환자와 의료기관 및 정부 기관에게도 환영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심플리바이탈헬스의 커넥팅케어 서비스는 가치 중심의 의료서비스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다만 보완에 대한 리스크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조금 더 고민해야 한다.

이주 노동자들과 난민들은 어느 나라이든 정착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것은 제도권의 금융 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신용 등급이 낮기에 대출도 보험 가입도 신용카드 발급도 어렵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해주기 위한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주려는 기업이 라라월드다. 라라월드의 네트워크에 가입되어 있는 파트너 회사들의 상품을 디지털 토큰으로 구매할 수 있고, 라라카드로 체크카드나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블록체인 기술과 철학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이 수많은 참여자와 결합된다면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즉,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누릴 수 있도록 생태계가 형성된다면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으리라 본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관점에서 바라본 사회적 기업의 미래는 철학과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설계하여 의식 있는 참여자를 끌어들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주열 MCA 대표 / 한국뉴욕주립대학교 TIC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