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선의 남도인문학〉 남도문화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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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호남학연구원의 호남학 표지 편집에디터
전남대 호남학연구원의 호남학 표지 편집에디터

전남대 호남문화연구원에서 펴내는 ‘호남문화연구'(2019년부터 ‘호남학’으로 변경)가 주목된다. 호남이라는 용어를 표방한 대표적인 연구단이 펴내는 학술지라는 점에서 그렇다. 2013년에 5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하면서 호남학 연구 50년의 성찰과 전망을 주제로 내세운 바 있다. 여기에서 호남의 문학과 민속, 역사와 사회, 철학과 사상, 문화와 예술, 도서문화 연구, 지리산권 문화연구, 전북지역 연구, 제주지역 연구 현황과 국제화 방안을 도출했다. 2019년 현재 65호까지 발간하면서 무형문화유산 외의 성과까지 갈무리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인문한국사업을 시작하면서 마련한 ‘감성연구’도 2019년 19집을 모집 중이다. ‘감성’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HK(Human Korea, 국립한국학연구소에서 지원하는 프로젝트로 ‘인문한국사업’이라 한다) 연구의 일환이다. 이외에 ‘호남문화연구총서’, ‘호남문화자료총서’, ‘감성연구총서’등 방대한 연구를 집적시켜오고 있다. 유?무형이 섞여 있어 딱히 무형으로만 접근하기는 곤란한 부분들이 많지만 적어도 이들 대부분을 ‘무형문화를 포함한 정신문화 연구의 성과물’로 분류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호남문화연구’에서 ‘남도민속연구’까지

무형문화유산에 특화된 학술서는 <남도민속학회>에서 발간하는 ‘남도민속연구’가 대표적이다. 민속학 자체가 종합학문인 까닭에 다양한 무형문화분야를 포함한 영역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1991년부터 1년 1회씩 출간하였고, 2006년부터 연 2회 출간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19년 현재 40호를 바라보고 있다. 국내의 무형문화유산(민속학을 중심으로)만 다룬 것이 아니다. 오키나와 등 일본과의 비교연구를 시작으로 동아시아 전반의 민속분야들을 다루고 있다. 무속, 민속놀이, 축제, 의례, 민요 등 국학 하위 분야 중에서 구비문학 혹은 서민생활과 관련된 주제들을 다루었다. 민속학을 분과학문의 작은 단위로 생각하는 경향들이 있기 때문에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민족지적 맥락에서 호남지역 및 동아시아권역을 다룬 논의들이 중심이라고 말할 수 있다. 순천대 <남도문화연구소>의 ‘남도문화연구’도 이 범주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 호남 광역권 중에서도 남해안의 전통 및 서민문화들을 다루었다. 전북대학교 <전라문화연구소>의 ‘전라문화연구'(1989년부터 정기 간행하였으나 1994년 이후 중단되었다), ‘전라문화총서’등도 눈여겨 볼만하다. 전북지역의 전통문화와 무형문화관련 논의들이 이루어졌다. 조선대학교 <인문과학연구원>의 ‘인문학 연구’도 이 범주에 넣을 수 있다. 이외 호남의 이름을 걸고 출판되는 연구서 중에서 <호남고고학회>의 ‘호남고고학보’, <호남사학회(구 전남사학회)>의 ‘역사학 연구'(구 전남사학) 중에서도 무형문화 관련 논의들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도서문화연구원’과 ‘탐라문화연구원’의 섬에 대한 연구

남도 특히 전남지역은 전국 섬의 2/3를 보유하고 있는 까닭에 섬 연구를 표방한 남도문화 연구의 맥락을 빠트릴 수 없다.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에서 펴낸 ‘도서문화’도 성과 중의 하나로 꼽힌다. 우리나라 섬 관련 인문학지로 거의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도서문화’에 관해서는 오래 전 내가 30년사를 성장 단계별로 정리한 바 있다 (‘도서문화연구 30년사’ 참고). 1983년 <도서문화연구소>로 개소하였으며, 2010년 4월 <도서문화연구원>으로 승격되었다. 2019년 52집 발행 예정이니 이 또한 방대한 연구 집적이다. ‘교양총서’및 ‘학술총서’등 다양한 범주의 시리즈물도 펴내고 있다. 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소와 마찬가지로 ‘섬의 인문학’이란 표제를 내걸고 HK사업을 수행한 바 있다.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소는 제주 지역의 역사·문화·사회에 대한 방대한 기본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해, ‘제주학’이라는 하나의 학문 체계를 정립했다. 본래 전남 행정구역이었다가 1946년 8월 1일 분리되었으므로 이제는 협의가 아닌 광의의 남도문화권역으로 분류해야 하겠다. 변화하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지역사회에 대해 각종 의제를 제시하고 연구하는 활동을 통해 미래 전망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지역의 각종 현안에 대해 해답을 제시하고, 제주도의 문화에 관한 인문·사회·자연과학의 제 영역에 걸친 연구를 포함하고 있다. 1967년에 문을 열어 ‘탐라문화’, ‘탐라문화총서’, ‘탐라문화학술총서’등을 펴냈다. 이외 제주학회(1976)의 ‘제주도연구’, 제주역사연구회, 제주사 정립사업추진협의회(1997), 탐라연구회(1985)의 ‘제주도’, 제주문화유산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 제주 4.3연구소 등의 성과들을 들 수 있다. 제주도의 무형문화분야를 다룬 논의들이 전남, 전북 못지않게 방대하다는 점 확인할 수 있다.

무형의 가치, 남도문화를 추적해온 연구지들

딱히 무형문화유산을 포함한 정신문화 연구라고 분류할 수는 없지만, 전남대, 전북대, 원광대, 목포대, 우석대, 군산대, 전주대, 순천대, 조선대, 동신대 등의 학교 박물관 저널들도 포함시킬 수 있다. 대개는 전남대 호남학연구원,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남도민속학회, 전북대 전라문화연구소, 순천대 남도문화연구소,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 전남대 5.18연구소 등을 대표적으로 거론할 수 있지 않을까싶다. 광주대 호남전통문화연구소, 목포대 호남문화콘텐츠연구소, 전남대 이순신해양문화연구소, 순천대 지리산권문화연구원, 전남대 호남불교문화연구소, 전북대 전주막걸리연구센터, 우석대 김근태민주주의연구소 등도 이 범주에서 다룰 수 있을 것이다. 전남, 전북, 제주지역에 산재한 향토지관련 연구소 및 문화원 등의 연구실적은 무형문화분야 콘텐츠의 수집 못지않게 중요한 맥락을 가지고 있다. 대학에서 감당하지 못하는 지역문화유산 집적과 연구들을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남불회’로 불리는 남도불교문화연구회도 2019년 현재 30주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외에도 예술관련 다양한 단체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구의 단계까지 확장된 단체들 못지않게 그 성과들을 주목해야만 한다. 어쨌든 방대한 연구 성과들이 있지만 전국단위에서 출판되는 연구서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전부를 헤아리기는 내 역량이 부족하다. 전국적 학술지라도 그 안의 호남문화, 남도문화, 남도국악 등의 맥락을 가진 개별 연구 성과들을 추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 주로 시지, 군지, 각 시군 문화원의 정기 간행물, 비정기 간행물, 기타 지방지 혹은 향토지로 호명되는 작업들 속에서 적지 않은 연구 성과들을 추출해볼 수 있다. 이외 내가 빠트린 학술성과들이 많을 것이다. 적극적인 제보 바란다.

남도문화 연구의 과제, 호남 소재 연구기관들의 연구방향

바야흐로 시대는 서민의 인권과 역량이 증대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왔음을 지난 호에서 살펴봤다. 근대 이후의 경향만 보더라도 선거권의 쟁취, 여권의 신장, 지배세력에 대한 항거 등 피지배 계급의 역량이 강화되어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는 점 지적해두었다. 이것을 시대정신이라 부른다면 오늘날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될 것은 단연코 서민의 문화다. 나는 안동의 유교문화진흥원(내용상)에 대칭되는 개념으로 호남의 ‘서민학’을 주창할 필요가 있다고 늘 강조해왔다. 2013년 발족된 전주의 ‘국립무형유산원’과의 관계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문제는 지역학으로서의 호남학과 한반도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민족학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에 있다. 현재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산하의 두 개 센터로 안동의 한국 국학진흥원과 광주 소재 한국학 호남진흥원이 설립되어 있다. 내가 바라는 것은 한국학호남진흥원이 지역학이나 박물관(호남지역 사료를 아카이빙한다는 소박한 개념)이 아니라 고등연구기관으로서의 위상 속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호남지역의 다양한 연구기관과 연구단체들이 수행한 연구들이 주로 무형뿐만 아니라 유형을 포함한 서민문화 대상의 콘텐츠들임을 전제한다면, 그리고 예술의 고장이라는 수식의 근거들을 인정한다면 말이다. 이것은 한국학중앙연구원과도 차별되는 구성이고, 안동의 유학 중심 목표와도 다른 것이며 문화재청 산하의 무형문화유산원, 혹은 국립민속박물관과도 차별되는 것이다. 순천에 국립민속박물관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시점이다. 지역학을 토대로 삼지만 지역을 넘어 오히려 아시아차원의 민족학 진흥원으로 발 돋음 할 수 있는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 유학과 민족학의 두 바퀴가 한국학 중앙연구원을 보위하거나 보완하는 형국으로 재구성되는 것이며 민족학 자료의 집적은 물론, 연구, 대학원 운영, 콘텐츠 개발에 이르기까지 종합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기구로 발전시켜가야 할 것이다. 지역자치와 분권재생의 시대, 한국학이라는 총체를 보완하며 서민학의 특성을 발현하는 연구로의 재구성을 기대한다.

남도인문학팁

오키나와 국립민족학박물관

국립민족학박물관(National Museum of Ethnology)은 인류학을 중심으로 둔 일본의 대학공동이용기관(大学共同利用機関)이며 일본 최대의 인문사회과학 연구소다. 오사카부 스이타시에 있는 엑스포기념공원(万博記念公園)안에 있다. 현재는 종합연구대학원대학(総合研究大学院大学)의 문화과학연구과도 병설돼 있다. 1974년 11월 개관하였다. 설립 당시 근거법은 일본의 학교교육법(学校教育法)에 있는 “대학공동이용기관”의 개념을 따왔다. 일본의 기존 박물관들이 문화재보존법(文化財保存法)에 의거하여 설립된 것과는 다르다. 2004년 4월 일본에서 문부과학성 소속의 모든 국립대학이 법인화됨에 따라 국립대학법인법(国立大学法人法) 제2조 3항・4항에 근거한 대학공동이용기관법인(大学共同利用機関法人)이 되었으며, 그와 동시에 인문사회과학 계열의 다른 국립 고등연구기관(국립역사민속박물관(国立歴史民俗博物館),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国際日本文化研究センター), 국문학연구자료관(国文学研究資料館), 종합지구환경학연구소(総合地球環境学研究所))와 합쳐져 이때 설립된 인간문화연구기구(人間文化研究機構)산하로 소속되어 있다. 국립민족학박물관과 1981년에 설립된 국립역사민속박물관(国立歴史民俗博物館)은 사실상 박물관이 아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등연구기관으로서의 위상이 훨씬 큰 기능임을 주목해야 한다. 1989년 4월에는 종합연구대학원대학(総合研究大学院大学) 문화과학연구과 지역문화전공 및 비교문화학전공이 설치되어 박사과정 교육도 시작되었다. 종합연구대학원대학이란 제반 국립연구소 등 일본의 각각 고등연구기관들이 협동하며 고등연구기관에 마련된 첨단적 연구 환경을 활용함으로써 대학보다 질적으로 높은 대학원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대학원대학이다. 영화사 못지않은 영상촬영 및 분석 장비들도 갖추고 있어 세계의 민족학 자료들을 아카이빙, 연구, 활용하고 있다. 우리와 환경이 같은 것은 아니지만 벤치마킹할 수 있는 소재는 다분하다.

남도민속연구 37 표지-앞뒤 편집에디터
남도민속연구 37 표지-앞뒤 편집에디터
도서문화 50-표지 김기중 기자 nega@jnilbo.com
도서문화 50-표지 김기중 기자 [email protected]
순천대남도문화연구소의 남도문화연구 표지 편집에디터
순천대남도문화연구소의 남도문화연구 표지 편집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