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뇌졸중 환자 살려 뿌듯하고 기뻐”

▶해남소방서 정해강 소방장·강혁 소방교·이재경 소방사
전남 최초 ‘브레인 세이버’ 영예
“도로 터 준 운전자분들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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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소방서 해남안전센터 소속 구급대원 3명이 전남 최초 '브레인 세이버'의 영예를 안았다. 왼쪽부터 정해강 소방장, 강혁 소방교, 윤강열 해남소방서장, 이재경 소방사. 해남소방서 제공 편집에디터
해남소방서 해남안전센터 소속 구급대원 3명이 전남 최초 '브레인 세이버'의 영예를 안았다. 왼쪽부터 정해강 소방장, 강혁 소방교, 윤강열 해남소방서장, 이재경 소방사. 해남소방서 제공 편집에디터

해남소방서 해남안전센터에 근무하는 정해강(36) 소방교는 지난 6월 26일 오후 5시 50분께 해남읍의 한 매장에서 손님이 갑자기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동료인 강혁 소방교, 이재경 소방사와 함께 출동했다.

현장에는 48세 남성이 의식이 흐려지며 말을 어눌하게 하고 한쪽 팔, 다리에 마비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경력 10년의 정 소방교는 평소 숙지했던 응급환자 대응 매뉴얼에 의해 뇌질환을 의심하고 신속한 대처에 나섰다.

그는 “환자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팔, 다리 등 마비 증상이 확인돼 뇌졸중을 의심했다”며 “동료 대원들과 의견을 나눈 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즉시 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하기로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 소방교와 동료는 평소 응급환자를 이송하던 해남읍 병원 대신 뇌혈관센터가 있는 목포중앙병원으로 환자를 옮기기로 결정했고, 뇌졸중 등의 소생 가능 시간을 의미하는 골든타임 3시간 안에 환자를 이송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 수행에 나섰다.

이송 시간이 때마침 퇴근 시간이어서 도로에 차량이 대거 몰려 혼잡했으나, 구급차량에 길을 터 주는 일명 ‘모세의 기적’을 만들어준 차량 운전자들의 양보와 배려로 제 시간 안에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환자는 긴급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며 후유증 없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졌다.

정 소방교는 “당시 도로에서 길을 내어준 운전자들의 성숙한 시민의식 덕분에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며 “병원으로 이송한 환자의 예후도 좋다는 보호자의 연락을 받고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뇌질환 환자의 생명을 살린 해남소방서 정해강 소방교를 비롯해 강혁 소방교, 이재경 소방사에게 최근 전남 최초로 ‘브레인 세이버(Brain Saver)’의 영예가 주어졌다.

브레인 세이버는 급성 뇌졸중 환자의 상태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단한 뒤 빠른 이송 조치를 통해 후유증 최소화에 기여한 구급대원에게 인증서를 수여하는 제도다. 환자의 퇴원 시 또는 증상 발생 3개월 후 독립적인 생활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심의위원회를 열어 세이버 대상 적격 여부를 심사하는 등 선정 과정이 매우 까다로운 게 특징이다.

정 소방교는 “솔직히 전남 최초로 브레인 세이버가 된 데 대해 말할 수 없이 기쁘고 자랑스럽다”면서도 “다른 구급대원들도 많은 뇌졸중 환자를 구했을텐데 당시엔 이런 제도가 도입되지 않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을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그는 이어 “해남소방서가 관할하는 해남, 완도, 진도지역이 워낙 넓어서 출동 거리와 병원 이송거리도 멀어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응급환자에 적절한 대처를 하고 신속히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최소한 면 단위별로 구급대가 하나씩은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남=전연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