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등록제… “우리 구청에선 왜 안되나요?”

반려인들 외장형 선호하지만 등록 기관 찾기 어려워
동물 등록 구청은 동구와 북구뿐...주민들 불편 호소
광주시 “외장형 등록기관 안내 한 번 더 요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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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장형 인식표 단 강아지 모습. 이름과 동물등록번호가 새겨진 인식표. 독자제공 편집에디터
외장형 인식표 단 강아지 모습. 이름과 동물등록번호가 새겨진 인식표. 독자제공 편집에디터

농림식품부가 9월부터 반려동물 미등록 단속을 본격적으로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지난 7월부터 시행된 동물 등록 자진신고가 기한 마감 일주일을 남겨두고 지난 해 월 평균 신고 건수보다 10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외장칩이나 인식표 등록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경우 해당 등록 병원 및 등록 기관을 찾지 못해 신고 기간을 넘기게 될까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내장칩 시술만 하는 병원이 많은 데다 외장칩 등록 병원의 경우 대부분 칩이 품절된 상태기 때문이다.

병원이 아니라면 일선 자치단체에 등록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는 구청에 등록 후 반려인들이 개별적으로 칩이나 표를 구입해 등록번호만 기입하면 되는 형식이다.

그런데 광주에서 이를 시행하는 자치단체는 동구와 북구 뿐이다. 나머지 구청은 정부 정책 실행 의지가 있는지 조차 의심스러운 상황인 셈이다.

22일 농림식품부에 따르면 동물 등록 자진 신고기간인 7월 한 달간 12만6393두수가 등록됐고 이달 중에도 동물 등록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 해 월평균 등록 1만2218두수의 10.3배 정도 되는 수치다.

광주도 2018년 월평균 등록 328두수에 비해 올 7월 3901두수를 기록하며 10배 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2014년부터 실시한 반려동물 의무 건수 중 가장 높은 것이기도 하다.

이 같은 높은 신고율은 최근 정부가 9월부터 공원이나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 등에서 반려동물 등록 관련 현장 지도·단속을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동물 등록은 내장형 무선 식별 장치(내장칩), 외장형 무선 식별 장치(외장칩), 인식표 등 3가지 방식이다.

가장 선호하는 방식은 외장칩이나 인식표다. 혹시나 내장칩이 반려동물의 건강을 해칠수도 있다는 걱정과 내장칩이 고장나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까 우려가 되기 때문이다.

또 동물병원마다 가격대가 다르긴 하지만 보통 내장칩은 가격이 3~5만원대인 반면, 외장칩은 1~2만원대, 인식표는 1만원 이하이기 때문에 내장칩 등록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반려인들도 많다.

이모(36·북구 두암동)씨는 “내장칩에 대한 신뢰가 가지 않아서 외장칩이나 인식표로 동물등록을 하려는데 외장칩 등록을 하는 동물병원을 찾기 어려웠다”며 “겨우 찾았지만 외장칩이 모두 품절돼 예약 대기 상태다. 9월부터 단속한다는데 그 전에 등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을 토로했다.

북구의 한 동물병원 관계자 역시 “자신의 반려동물 체내에 뭔가를 이식하는 것에 대해 꺼려해 외장칩 등록을 더 많이 찾는다”면서도 “현재 외장칩이 모두 품절된 상태고 업체에 추가 주문을 했는데 주문자가 많은지 재입고가 계속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의 외장칩이 품절 상태라면 광주 자치 단체의 동물 등록 의지는 실종 상태다.

당초 농림식품부 공고대로라면 일선 구청에서도 동물 등록이 가능하지만 광주의 경우 동구와 북구를 제외한 나머지 구청에서는 동물등록을 모두 대행기관인 동물병원에 맡겨 버렸다.

그나마 남구는 외장칩, 인식표가 가능한 병원을 안내해주고 있지만 서구와 광산구 주민들은 일일이 외장칩하는 병원을 알아봐야 한다.

신고자들로서는 두 번 발품을 팔아야 하는 일인만큼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다.

류모(54·여·광산구 수완동)씨는 “농림식품부 공고를 보면 구청에서도 동물 등록이 가능하다고 해서 구청에 문의했더니 동물병원에서 등록을 하라고 했다”면서 “외장칩 등록하는 병원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일일이 전화해서 알아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만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자 지난 14일 광주시는 각 구청에 모든 동물등록 대행기관이 내장형, 외장형, 인식표 등록이 가능하도록 공문을 보냈다. 아울러 적절한 대행기관이 섭외가 안되면 구청에서라도 동물등록을 책임지도록 했지만 9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남구, 서구, 광산구는 등록 신고를 받지 않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동물등록은 구청장 고유 사무여서 시에서 직접 간섭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구청에서 동물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적어도 외장칩·인식표 등록을 하는 곳을 시민들에게 안내할 수 있도록 한 번 더 요구해보겠다”고 말했다.

이한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