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대중가요성 ‘광주의 노래’ 제작 논란

‘부산 갈매기’ ‘안동역에서’ 처럼 광주 홍보
市, 2000만원 투입… 김형석 작곡가에 요청
“임을위한 행진곡 있는데” … 일각서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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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청 뉴시스
광주시청 뉴시스

 광주시가 ‘광주 정신’을 담아낸 지역 대표곡인 ‘광주의 노래'(가칭)를 새로 만들기로 하면서 논란이다.

 지난 1987년 제작돼 현재까지 공식 행사에서 불리고 있는 ‘광주시민의 노래’ 와는 별개로, ‘광주의 노래’ 만들기에 나서 ‘혈세낭비’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식 행사용으로는 기존의 ‘광주시민의 노래’를, 광주를 홍보하고 대중적으로 부를 수 있는 곡으로 ‘광주의 노래’를 지정하겠다는 움직임이다.

 광주의 노래에 ‘광주 정신을 담겠다’는 사업 취지도 아리송하다. 오랜 기간 광주의 대표 상징곡으로 자리매김한 ‘임을 위한 행진곡’은 배제한 채, 트로트 형태 등의 대중가요 성격의 대표곡 만들기에 나선 탓이다.

 21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5월 김형석 작곡가에 ‘광주의 노래’ 작곡을 요청했다. 예산은 작곡 의뢰 비용만 2000만원이다. 앞으로 가수선정과 프로모션, 홍보 등을 위한 예산은 추가로 편성할 예정이다.

 ’광주 정신과 시민 정서에 맞는 광주다운 노래를 제작, 보급해 시민을 하나로 결집하고 자긍심을 높이겠다’는 게 ‘광주의 노래’를 만들겠다는 이유다. 이용섭 광주시장의 ‘지시사항’이기도 하다.

 반응이 신통찮다. 새로 만들 ‘광주의 노래’의 대표성 문제다.

 이기훈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상임이사는 “광주 하면 ‘임을 위한 행진곡’이 가장 상징적인 곡인데, 굳이 ‘광주의 노래’를 새로 만들려고 하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정영일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광주시민의 노래 따로, 광주의 노래 따로 지정하는 자체가 예산 낭비일 뿐이다”고 꼬집었다.

 공식적 행사엔 ‘광주시민의 노래’로, 일반 시민이 부르는 대중적 노래엔 ‘광주의 노래’로 제각각 불린다면 광주 대표곡이라는 통일성도 없을뿐더러 혼란만 야기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오히려 현재의 ‘광주시민의 노래’를 대체할 곡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광주시민의 노래’는 지난 1987년 만들어진 곡으로, 과거 새마을 운동을 연상케 한다는 의견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과거 ‘광주시민의 노래’ 교체 움직임도 같은 맥락이다.

 2011년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 12명이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노래 교체 작업에 나섰다. 당시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대체하자는 의견도 상당했다.

 오랜 기간 광주 상징곡인데다, 시민의 날이 11월1일에서 5·18주간인 5월22일로 옮긴 점도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의견이 분분함에 따라 결국 개정되지 못하고 무산됐다.

 결국 ‘광주시민의 노래’는 현재까지 광주시의 매달 정례 직원 조회와 시민의 날, 시가 주최하는 행사때만 불리고 있다.

 정영일 대표는 “지난 2011년 광주시민의 노래 교체 TF팀으로 활동을 했었는데, 그때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광주 정신을 가장 잘 담고, 시민이 가장 잘 따라부를 수 있는 노래가 ‘광주시민의 노래’로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재신 광주시의원도 “‘광주시민의 노래’는 광주 정신을 담아 시민들이 어디서든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현재는 지금의 광주 상황과 광주 정신을 담지 못하고 있어 교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기존의 ‘광주시민의 곡’과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했다”면서 “광주의 노래는 ‘부산 갈매기’, ‘안동역에서’ 처럼, 광주를 알릴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 전국적으로 역동적인 광주 이미지를 홍보하기 위한 차원” 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