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통신수사 절차 위반 경찰, 무기수에 1만원 배상하라”

원고 패소 1심 취소…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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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방법원 전경. 편집에디터
광주지방법원 전경. 편집에디터

법원이 통신수사 과정에서 법이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경찰에 책임을 물었다.

광주지법 제3-2민사부(항소부·재판장 이양희)는 A씨가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정부는 A씨에게 1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2013년 경기도 한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은 2014년 확정됐다.

A씨는 자신의 형사사건과 관련해 ‘1심 재판 당시 공판 검사가 증거를 은닉하는 등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방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 ‘경찰이 나에게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요청 집행사실을 통지하지 않는 등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검사와 수사기관이 재판과 수사 과정에 불법행위를 저질러 정신적 고통을 입은 만큼 위자료로 3001만원을 지급해달라는 취지였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이에 A씨는 위자료 액수를 1만원으로 줄여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판 검사의 증거 은닉 등 A씨의 청구 내용 대부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수사기관의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주장은 인용했다.

재판부는 “기소 2년이 지나 A씨가 정보공개 요청을 하자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요청 집행 사실 통지가 이뤄진 것은 과실로 인해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경찰관의 직무 집행 과실이 A씨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했다. 다만 담당 경찰관의 단순 과실로 보이는 만큼 위자료 액수는 A씨가 청구한 1만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적법절차 원칙을 통해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고, 정보주체에게 적절한 고지와 실질적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김정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