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도로된 서암·필문대로… 두 달 새 5명 사망

20대 교대생 음주뺑소니·70대 신호위반 충격 등
6~8월 동안 광주 서암·필문대로서 사망사고 5건
다차선 직선로에 고령자 많아… 과속 등 집중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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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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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역 일대를 중심으로 북구의 좌우를 가로지르는 서암대로와 필문대로가 ‘죽음의 도로’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지난 두 달 사이 이곳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무려 5명이 잇따라 숨진 까닭이다.

경찰은 연이은 교통사망사고가 운전자들의 과속, 신호위반, 전방주시태만 등에 의한 것으로 분석하고 주·야간 구분 없이 시간·장소를 변경하며 펼쳐지는 ‘스팟식 단속’에 나선다고 밝혔다.

●두 달 새 사망사고 5건 잇따라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두 달 사이 불과 4㎞ 남짓한 광주의 한 직선도로 구간에서 5건의 교통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광주 북구 운암동 경신여고 사거리에서 북구 풍향동 두암지구 입구 삼거리로 이어지는 서암대로와 필문대로에서다.

21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8시40분께 광주 북구 신안동 한 전자상가 앞 도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A(68·여)씨가 신호위반 차량에 치여 숨졌다. 앞서 지난 2일 오후 9시40분께는 광주 북구 우산동 안보회관에서 서방사거리 방면으로 차를 몰던 운전자가 무단횡단을 하는 B(67)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했다.

지난달 28일 오전 3시25분께 광주 북구 풍향동 광주교육대학교 앞에서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대학생(20)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졌다. 사고 후 도주했다가 붙잡힌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59%로 면허취소 수치였다.

같은 달 21일 오전 9시46분께는 광주역 인근 행복주택 단지 앞 도로에서 승합차가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던 C(77·여)씨를 충격해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6월3일 오전 4시45분께는 광주교대에서 산수오거리 방면으로 향하던 승용차가 신호위반을 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D(75·여)씨를 들이 받아 사망케 했다.

●운전자·보행자 안전불감이 원인

경찰은 잇따른 교통사망사고가 운전자들의 과속, 신호위반, 전방주시태만 등에 의한 보행자보호 의무 불이행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암·필문대로 구간은 6~7차선의 직선로인 반면 곳곳에 신호등이 설치돼 있다 보니 운전자들이 과속과 신호위반의 유혹에 빠지는 경우가 존재한다.

경신여고 사거리와 전남대 사거리, 태봉초등학교 육교 밑 등 문제가 된 구간에만 9군데 정도 과속·신호위반 단속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속력을 높이다보니 무심코 지나쳐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광주경찰청 교통안전계 관계자는 “서암·필문대로는 도로망이 잘 돼 있고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별로 없다보니까 운전자들이 방심하고 과속을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단속 카메라가 곳곳에 있지만 위반하고 달리는 경우도 부지기수다”고 설명했다.

보행자의 안전불감증도 문제다. 숨진 5명 중 2명은 무단횡단을 했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광주경찰 관계자는 이어 “인근 주택단지는 고령자들이 많이 거주해 6~7차선이 되는 도로를 무단횡단하는 모습도 자주 발견되고 있다. 차선이 많다보니 가운데 중앙 분리대를 설치한 구간도 있지만 이를 무시하고 건너는 사람도 있다”면서 “보행자에 대한 교통법규 준수 계도 등의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과속 등 집중단속 나선 경찰

광주는 해마다 교통사망사고가 줄어드는 추세다. 실제 올 들어 광주지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이날 기준 총 2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명에 비해 37.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광주경찰은 최근 교통사망사고가 잇따른 서암·필문대로 일대를 중심으로 과속 등 위험요인 단속에 나서 교통사망사고를 뿌리 뽑는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이날부터 교통사망사고 다발지역과 어린이 보호구역을 중심으로 과속, 보행자보호 의무 위반 등 법규위반 행위에 대해 이동식 단속 장비를 활용, 주·야간 구분없이 시간·장소를 변경하며 펼쳐지는 ‘스팟식 단속’을 실시한다. 과속단속 카메라와 캠코더 등 이동식 단속장비를 통해 운전자를 단속하고,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도 계도에 나선다.

이번 단속은 지난해에 비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줄고 있지만, 아직도 일부 운전자들이 과속 및 교차로와 횡단보도에서 보행자보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국민 생명보호 차원으로 시행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광주경찰청 교통안전계 관계자는 “도로에서 운전자의 과속 행위와 전방주시태만 행위는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자동차를 운전하는 모든 운전자는 교통법규를 준수해 보행자를 보호하는 안전한 운행을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김정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