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의 후손’ 고려인들, 영화 ‘봉오동 전투’ 만났다

고려인동행위원회, 지난 19일 광주 하남 CGV서 45명 관람
"독립투사들의 피끓는 심정으로 아베의 경제침탈 직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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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동행위원회를 비롯한 참가자 45명은 지난 19일 광주 광산구 하남 CGV에서 영화 '봉오동 전투'를 단체관람했다. 사단법인 고려인마을 제공 편집에디터
고려인동행위원회를 비롯한 참가자 45명은 지난 19일 광주 광산구 하남 CGV에서 영화 '봉오동 전투'를 단체관람했다. 사단법인 고려인마을 제공 편집에디터

영화가 막이 내리자, 상영관에는 박수갈채와 함께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역사에 기록된 독립군의 첫 승리, 1920년 6월 머나먼 이국땅 중국 만주 봉오동에서 독립투사들이 벌였던 혈전을 그 직계후손들이 두 눈과 귀로 직접 확인한 것이다.

고려인동행위원회(위원장 박용수)는 지난 19일 오후 광주 광산구 하남 CGV에서 고려인동행위원과 지역사회 인사, 원로 재야인사, 그리고 월곡2동 주민대표 등 참가자 45명과 함께 영화 ‘봉오동 전투’를 관람했다.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연일 흥행몰이 중인 ‘봉오동 전투’는 액션 스릴러의 대가라 불리는 원신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유해진, 류준열, 최민식 등 연기파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 개봉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화제작이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한·일 갈등이 극심하고 불매운동이 한창인 시점에 개봉되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단체관람은 위원회 의료지원단장인 김성봉 광주세브란스 한의원장이 경비 일체를 제공했고, 김윤희 월곡2동장은 참가자 모두를 위한 간식을 마련해 관람 편의를 도왔다.

영화가 시작되자 상영관 내는 일순간 숙연함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참가자들은 울고 웃으며 분노와 통쾌함을 동시에 맛봤다.

일본군 남양수비대가 조선인들을 무참히 살해하는 장면에서는 대부분 욕을 참지 못할 정도로 분개했다. 그런 일본군을 독립투사들이 봉오동에서 포위 사격으로 섬멸하고 대장의 수급을 취하는 장면에서는 ‘통쾌하다’, ‘가슴 벅차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날 영화를 관람한 한 참가자는 “아마 영화보다 실제로는 더욱 언제 죽을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서 독립투사들이 목숨 걸고 독립운동을 했을 것”이라며 “선조들의 피 튀기는 혈전을 직접 눈으로 경험한 좋은 기회였고, 깊은 감동과 여운이 남는 영화였다”고 말했다.

박용수 위원장은 “후에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돼 그곳에서 타계하신 홍범도 장군은 고려인들의 위대한 선조라 할 수 있다. 장군의 후손인 고려인 동포들이 광주에 있어 역사와 문화가 더욱 풍성해질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고려인 동포들의 삶이 안정되도록 지원과 상생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이들과 더불어 잊힌 고려인 선조들의 역사를 재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고려인동행위원회는 지난 2017년 결성됐다. 독립투사의 피를 이어받은 고려인들이 광주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고려인 선조들의 잊힌 독립운동사를 복원하는 등의 활동을 위해 조직됐다. 현재 광주·전남 지역사회 인사 400여명이 가입, 위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오선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