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열 동반된 심한 두통이 있는 경우 뇌수막염 의심”

장해인 광주기독병원 소아청소년과 진료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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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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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도와 기온이 높은 이 계절 아이가 열이 나고 머리 아파하거나 보채면 으레껏 냉방병이나 여름감기라고 생각하지만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 중에 뇌수막염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뇌수막염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수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뇌수막염의 대부분은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이며 그 원인은 장바이러스(enterovirus)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장바이러스가 여름철에 유행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성 뇌수막염도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간혹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입니다.’라고 이야기하면 매우 위험한 병으로 생각하고 불안해하는 분들이 있다. 그러나 여름철에 유행하는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세균성 뇌수막염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더 경한 증상을 보이며 대개는 별다른 후유증 없이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체내에 들어온 바이러스는 숫자를 불려 혈류를 통해 여러 장기로 퍼지게 되는데 다행히 대부분의 경우 혈액-뇌장벽이라는 몸의 방어막에 막혀 중추신경계(뇌, 척수)로는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나 바이러스 혈증이 심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바이러스가 뇌의 모세혈관이나 맥락얼기를 통해 침범하여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의 증상은 주로 고열과 두통, 뒷목이 뻣뻣해져서 고개를 잘 숙이지 못하는 경부강직, 구역이나 구토 등이 있다. 연장아는 이런 증상이 더 저명하게 나타나지만, 영유아는 그저 기운이 없거나, 식욕이 없거나, 졸려하는 등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표현력의 한계가 있어 증상 파악이 쉽지 않다. 따라서 발열이 있으나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는 뇌척수액 검사를 통해 진단한 후 신속하게 치료해야 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을 진단하는 정확한 검사는 뇌척수액 검사이다. 의료진은 뇌척수액 검사에 금기사항이 없는지 확인한 뒤, 검사를 진행하여 뇌수막염 여부와 뇌수막염의 원인을 감별하게 된다. 뇌척수액 검사는 침습적인 검사로 물론 통증이 있지만 보호자나 환자가 걱정하는 것만큼 유별나게 심하지는 않으며 근육 주사 맞을 때 정도의 통증이라고 보면 된다. 또한 척수를 찌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척수 손상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

‘폐구균’이나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 ‘수막구균’ 예방접종은 뇌수막염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어 이를 시행한 아이들의 부모님들은 안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세균성 뇌수막염을 예방하는 백신이고 장바이러스는 아직 백신이 없기 때문에 미리 예방할 수는 없다. 장바이러스는 분변-경구 또는 호흡기 경로를 통해 전파되므로 평소 손씻기를 철저히 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또한 해마다 유행하는 장바이러스의 혈청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에 걸린 아이들이 간혹 또 걸리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에 열이 동반되면서 심한 두통이 있는 경우 뇌수막염일 수 있으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겠다.

노병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