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도 휴식 필수’ 무더위 속 실외기 화재 주의

이달들어 목포·여수서 에어컨 실외기 화재 잇따라
폭염·열대야에 길어진 가동 시간… 과열로 불 추정
소방당국, 8시간 사용 후 전원 끄고 열 식혀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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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목포 옥암동 한 아파트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진화에 나서고 있다. 목포소방서 제공 편집에디터
지난 5일 목포 옥암동 한 아파트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진화에 나서고 있다. 목포소방서 제공 편집에디터

최근 목포와 여수에서 에어컨 실외기 과열로 추정되는 화재가 잇따라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폭염과 열대야로 에어컨 가동 시간이 길어지면서 실외기에 열이 축적돼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는 한편,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사전 점검과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20일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9시께 여수 웅천동 한 아파트 16층 외벽 발코니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에 불이 나 소방당국에 의해 10여분 만에 꺼졌다. 화재 직후 스프링클러가 작동해 인명 피해 없이 진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5일 오후 11시께 목포 옥암동 한 아파트에서도 에어컨 실외기 화재가 발생했다. 이 아파트 15층에 설치된 실외기에 불이 붙어 아파트 내부로 옮겨 붙으면서 커진 불은 50여분이 지나고서야 겨우 진화됐다. 이 과정에서 주민 100여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연기를 마신 이모(47)씨가 병원에 옮겨지기도 했다.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에어컨 실외기 화재는 전국적으로 잇따르고 있다. 무더위가 시작을 알린 지난 5월 말께는 제주시 한 오피스텔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에서 불이 나 119에 의해 15분 만에 진화됐다. 같은 달 인천시 한 다세대주택도 과열에 따른 실외기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간 냉방시설과 관련된 화재 건수는 총 691건으로 그 중 69.2%가 6~8월 사이에 발생했다. 구체적으로는 8월달이 211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7월 205건, 6월 62건 등이었다.

전체 화재 건수 중 에어컨 실외기에서 불이 시작된 경우는 248건(36%)에 달했다. 발생 원인으로는 과열·과부하,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것이 160건(65%)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최근 목포와 여수에서 발생한 실외기 화재 또한 과열 및 전기적 요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열대야로 인해 밤까지 쉬지 않고 에어컨을 가동시킨 것이 실외기 과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두 곳 모두 밤 사이에 화재가 발생했다.

전남소방 관계자는 “날이 더워지면서 열대야에 시민들이 에어컨을 낮부터 밤까지 장시간 가동하다보니 실외기 내 콤프레셔(압축기)가 과열돼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전선 피복이 손상돼 단락이나 누전으로 인해 불이 시작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외기의 설치환경도 화재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지난 2006년부터 에어컨 실외기의 실내 설치가 의무화 됐지만, 그 이전에 건립된 아파트의 경우 아직까지 외부에 노출된 상태다. 문제는 이 경우 햇빛이나 비 등 여러 요인으로 실외기의 노후화가 빨라진다는 점이다.

전남소방 관계자는 “실외기는 기계이다 보니 햇빛이나 비에 노출되면 산화를 통해 수명이 단축돼 전선 피복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또 아파트 베란다 등 외부에 거치하는 형식의 설치환경은 수시로 청소하는 것도 쉽지 않아 먼지나 새의 깃털 등이 쌓여 화재의 빌미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실외기를 내부에 들이는 것도 안전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소방 관계자는 “실외기는 열이 발생하는 장치인데 실내 밀폐된 공간에 두게되면 열이 축적된다. 그 만큼 화재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얘기”라며 “가동되는 동안 열이 빠져나갈 수 있게끔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설치하는 게 안전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해마다 에어컨 실외기 화재가 발생하면서 소방당국은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먼저 실외기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벽과 10㎝ 이상 거리를 두고 설치해야 하며, 에어컨을 8시간 사용한 뒤에는 잠시 전원을 끄고 실외기의 열을 식혀야 한다.

또 에어컨과 실외기 연결선은 단일전선을 사용하고, 전용 고용량 단독 콘센트를 사용해 과부하를 예방해야 한다. 전선 피복과 콘센트 등의 손상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실외기 주변에는 종이박스 등 불에 잘 타는 물건을 두지 말아야 하며, 쌓인 먼지도 청소해줘야 한다. 사전 점검과 철저한 안전관리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김정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