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학원화’ 부인하고 나선 고려고… 주변 시선은 ‘싸늘’

시교육청 감사 결과 반발, '광주 교육 사망' 등 비판 극렬
시교육청 "의혹 아닌 사실 관계 확인된 내용 발표한 것"
졸업생·재학생도 학교 비판… 교육단체 '엄중 처벌'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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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문제 사전 유출, 상위권 특별관리, 부실한 학사행정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인 광주 고려고가 광주시교육청 감사 결과에 반발해 20일 학교 곳곳에 항의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오선우 기자 sunwoo.oh@jnilbo.com
시험 문제 사전 유출, 상위권 특별관리, 부실한 학사행정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인 광주 고려고가 광주시교육청 감사 결과에 반발해 20일 학교 곳곳에 항의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오선우 기자 [email protected]

상위권 학생 특별관리를 위해 문제 유출과 성적 조작, 교육과정 부당 운영 등 각종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고려고등학교가 광주시교육청 감사 결과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광주시교육청은 특별 감사 결과 사실상 입시학원화 된 고려고를 ‘현실판 스카이캐슬’로 못 박고 징계·수사를 의뢰한 상태고 이에 맞서 학교 측은 ‘광주 교육 사망’이라는 근조 현수막까지 내걸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이다.

허나 주변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특히 교육단체들은 되려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분위기다.

20일 찾은 광주 북구 고려고등학교 교문과 학교 건물 외벽에는 감사 결과를 부인하고 시교육청을 비난하는 12가지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현수막에는 ‘성적조작·성적비리 사실이면 학교를 폐교하겠습니다’, ‘군사정권 능가하는 협박과 조작 감사가 정의인가? 진보인가?’, ‘협박, 조작해서 징계하고 학교 마비시켜 학생들 인생 망치니 기분 좋으십니까?’ 등 시교육청을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학교 측은 “감사의 발단이 된 기말고사 시험에 대해서도 만약 유출이 사실이라면 유인물을 받아본 학생이 해당 문제들을 모두 맞혀야 되는데 틀린 사례도 있다”며 감사결과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또 시교육청의 협박, 조작 특별 감사로 공부에 전념해야 할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학교 측의 주장에 대해 지역의 반응은 냉담을 넘어 비난을 더욱 가속화 하고 있다.

먼저 시교육청은 단호하게 ‘의혹 아닌 사실에 기한 것’이라고 학교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의혹이 있는 것을 밝힌 것이 아니라, 교육과정 운영 등 각종 문제가 객관적으로 확인된 내용만을 발표한 것”이라며 “협박이나 조작은 사실무근이다”고 못 박았다.

여기에 고려고의 교육 과정 운영을 직접 경험한 당사자들인 일부 졸업생·재학생들이 페이스북 등 각종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고려고를 비판하는 글들을 속속 올리고 있는 사실 역시 학교 측 주장의 신뢰성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현재 페이스북에는 “서울대 많이 보낸다고 자랑하던, 제가 나온 학교입니다”(Da****), “이후에는 고려고 관련 포스팅을 않으려 한다. 그들은 너무나 찌질해져서, 어느 순간 급이 맞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백****) 등 재학·출신자들의 비판글이 실시간으로 SNS에 게시되고 있다.

지역 교육단체들 역시 ‘후안무치’라며 고려고의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교조, 참교육 학부모회, 교육 희망 네트워크, 청소년 노동인권 네트워크,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이날 성명을 내고 “고려고 재단은 과오를 인정하고 학생, 학부모, 시민에게 사죄해야하며 시교육청은 학급수 감축 등 행정, 재정적 불이익 등으로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성적 조작 의혹, 불법 찬조금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의뢰함과 동시에 광주 내 모든 일반계고의 가짜 시간표 운영, 성적 몰아주기, 편법 교육과정 운영 실태 조사를 실시할 것을 시교육청에 요구했다.

한편, 지난 7월5일 고려고에서는 3학년 기말고사 수학 문제 중 5문항이 특정 동아리 학생들에게만 제공된 유인물에서 출제됐다며 특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부정 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조사에 나선 시교육청은 ‘기하와 벡터’ 교과목 시험 문항 5개 가운데 4개가 수학동아리 학생 31명에게 사전에 나눠준 문제와 일치했고, 나머지 1개 문제는 기호 하나만 바뀐 똑같은 문제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사실을 바탕으로 시교육청이 특별 감사를 벌인 결과 최상위권 학생에 대한 특별관리와 평가관리의 부적절성, 대학입시중심의 부당한 교육과정 운영, 대입 학교장 추천 전형의 부실 운영 등 4가지 위반사항을 확인했다.

이에 시교육청은 고려고를 중점관리 대상학교로 지정해 관리하는 한편, 학교 법인에 대해 부정·비리와 관련된 교장(파면)과 교감(해임)을 포함한 교사 50여명에 대한 징계와 행정처분을 요구했다. 이미 퇴직한 교사 1명에 대해서는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오선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