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중심 ‘빅텐트’ 선언한 손학규 …퇴진 요구 일축

“안철수·유승민 함께 하자”… 제3의 길 새판 짜겠다
'퇴진파' 반발… 오신환 원내대표 "자진사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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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0일 당 중심의 대통합개혁정당 구상을 밝혔다. 당내 퇴진파가 요구하고 있는 대표직 사퇴에 대해선 정면돌파할 뜻을 분명히 했다. 당 진로와 내년 총선 전략을 담은 이른바 ‘손학규 선언’을 통해서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철수·유승민, 우리는 같이 가서 이기는 길을 찾아야지 헤어져서 망하는 길을 찾으면 안 된다”며 “당이 중심에 서는 빅텐트를 준비해 새로운 정치, 제3의 길을 수행하기 위한 새 판 짜기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으로 튼튼하게 자리 잡고, 좌와 우, 보수와 진보, 영남과 호남의 모든 개혁세력이 제3지대에서 함께 모여 대통합개혁정당을 만들자”면서, 퇴진파를 향해, “다른 당으로 간다는 생각을 하지 말자. 당을 통째로 이끌고 자유한국당과 통합하겠다는 생각은 아예 버리자”고 당부했다.

손 대표는 “민주평화당 또는 대안정치와 통합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며 “지역정당으로 퇴락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안정치와는 당 대당 통합을 고민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개혁과 대한민국 미래에 동조하면 그것(통합)을 거부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승자독식 양당체제를 바꾸어서 다당제, 합의제 민주주의를 추구할 것”이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그 첫걸음이고, 국정의 원활한 수행을 위한 개헌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더 이상 자리에 대한 욕심은 없다”고 했다. 다만 “한 가지 남은 꿈이 있다면 대한민국 정치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라고 말해 대표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앞서 손 대표는 지난 4월 “추석 전(9월13일)까지 당 역할 구체화, 지지율 10% 등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그만두겠다”고 한 발언과 관련, “4·3선거 이후 당 혁신위 파행 뒤, 당을 분열시키고 당 지도부를 끌어내리는 역할만 해서 지지율이 올라갈 여지가 전혀 없었다”라고 밝힌바 있다.

이날 ‘손학규 선언’은 당 내분을 수습하기에는 역부족이란게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당장 퇴진파측 오신환 원내대표가 “자진사퇴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오 원내대표는 손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손학규 대표의 리더십은 이미 붕괴된 상태”라며 “지금 있는 당도 수습하지 못하는 붕괴된 리더십을 가지고 어떻게 한국정치의 정치 개혁과 야권 재편을 주도하고 총선을 치러낼 수 있다는 것인지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한다”고 정면 반박했다. 오 원내대표는 오는 22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손학규 선언’을 강도높게 비판할 것으로 보여 당권파와 퇴진파 사이의 내홍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서울=김선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