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학원화 드러난 시험지 유출 사립고 ‘현실판 스카이캐슬’

교장·교감 파면·해임, 교사 50여명 징계·행정처분
시험문제 유출·최상위권 특별관리·교과 부당운영
광주교육청, 모든 일반계고 교과 점검·현장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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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청 양정기 교육국장(왼쪽)과 김용철 감사관이 13일 교육청 별관 2층 브리핑룸에서 시험지 사전 유출 의혹 등으로 물의를 빚은 광주 고려고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와 향후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제공 편집에디터
광주시교육청 양정기 교육국장(왼쪽)과 김용철 감사관이 13일 교육청 별관 2층 브리핑룸에서 시험지 사전 유출 의혹 등으로 물의를 빚은 광주 고려고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와 향후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제공 편집에디터

 시험지 사전 유출 의혹을 받던 광주의 한 유명 사립고가, 사실상 ‘입시학원화’돼 운영된 사실이 광주시교육청 특별감사 결과 밝혀졌다.

 13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8일부터 이달 7일까지 한달간 학교법인 고려학원 산하 광주 고려고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한 결과 △시험문제 사전 유출 △최상위권 학생 특별관리 △대학 입시 중심의 부당한 교육과정 운영 △대입 학교장 추천 전형 부실 운영 등 크고 작은 파행이 사실로 확인됐다.

 저작권법 위반 등에 따른 법적다툼과 손해배상 소송 등 후폭풍도 거셀 것으로 예측된다.

 해당 학교는 지난달 치러진 3학년 지필고사 2차 ‘기하와 벡터’는 특정 수학동아리에 한달 전 배부된 유인물에 나온 5문항이 그대로 출제돼 재시험을 치렀다. 또 지난해 1학년 지필고사 수학의 경우 절대등급 상·하에서 8문항, 토요논술교실 유인물에서 한 문항이 출제된 사실도 확인돼 수사를 의뢰키로 했다.

 특히 수학의 경우 2017~2019년 시험문제 중 고난이도 197개 문항을 조사한 결과 150개(76.2%) 문항이 특정 문제집이나 기출문제와 일치했다. 국어도 2018~2019년 16개 문항이 같거나 부분 일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술형 평가도 불공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서 채점기준표를 채점 이후 결재토록 해, 교사가 채점기준 없이 자의적으로 채점을 진행했다.

 이로 인해 동일한 답에 다른 점수를 주거나 근거 없는 부분 점수를 주기도 했다. 정답을 오답 처리하는 등 채점 오류도 다수 발견됐다.

 최상위권 학생들을 특별관리한 정황도 드러났다.

 전 학년 성적 순으로 우열반을 편성 운영했으며, 기숙사 운영도 사회적 통합대상자와 원거리 통합 대상자에 대한 고려 없이 성적우수 학생을 우선 선발해 과목별 방과후학교, 자율동아리, 토요논술교실까지 심화된 교육활동을 특혜 제공했다.

 교육과정도 파행 운영됐다. 대학 입시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제한해 생명과학Ⅰ·물리학Ⅰ·Ⅱ를 필수로 지정함으로써 최상위권 학생들의 내신성적 취득에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했다. 논술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진로활동) 시간을 영어와 수학 수업으로 대체 적용한 사례도 적발됐다.

 대입 학교장추천 전형 부실운영도 드러났다. 고려고 교내 자체 규정에 따르면, 교과 내신과 비교과 점수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선정토록 되어 있지만 비교과 영역 점수는 무시한 채 내신 성적을 중심으로 성적 우수학생을 다수 추천했다.

 이에 따라 학교관리자인 교장은 파면, 교감은 해임을 요구했으며 부장교사 4명에 대해서도 중징계(정직 3개월)를 요구했다.

 또 관련 교사 48명에 대해서는 비위 정도를 감안해 징계 또는 행정처분을 요구할 계획이다. 48명 중 퇴직자 1명에 대해서는 경찰에 정식수사를 의뢰했다.

 아울러 시교육청은 모든 일반계고를 대상으로 교육과정 운영을 점검하고, 학교당 연 4회의 현장 컨설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학생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평가길라잡이 프로젝트도 진행키로 했다.

 양정기 교육국장은 “불평등과 특혜가 가장 큰 문제였다. 여러 면에서 입시학원화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선택과목 강제 수강과 우열반 편성을 금지하고 학생 과목선택권 보장을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병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