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 전화위복

최동환 정치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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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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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위복(轉禍爲福)은 전국시대 합종책을 펼쳤던 소진이 한 말로, 화가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다는 뜻이다. 이는 어떤 불행한 일이라도 끊임없는 노력과 강인한 의지로 힘쓰면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말이다.

최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국) 배제 조치에 따라 한일간 경제전쟁이 전면적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경제보복이라고 판단하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애초 이번 사태는 과거사 문제를 경제보복으로 해결하려는 일본의 잘못에서 비롯됐다. 당연히 일본 스스로 부당한 규제를 푸는 게 옳지만 기대난망이다. 따라서 당장 우리 기업의 피해가 큰 만큼 다각도의 해결 노력이 요구되는 때이다.

특히 이번 기회에 우리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은 그동안 부품 소재 산업 분야에 있어서 시장은 크지만, 기술력이 높지 않은 제품을 주로 생산했다.

한국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처럼 최첨단 제품에 대해 경쟁력을 가지게 됐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작은 소재 부품은 시장은 작지만 높은 기술력이 요구돼 일본 등 해외에 의존해왔다.

이 때문에 1980년대 말 일본 경제평론가인 고무로 나오키는 ‘한국의 붕괴’하는 책을 통해 한국경제를 ‘가마우지 경제’라고 했다. ‘가마우지’는 중국에서 가마우지의 목 아래를 끈으로 묶어 물고기를 잡아도 못 삼키게 한 뒤 어부가 가로챈 일화를 빗댄 말이다. 핵심 부품과 소재를 일본에서 수입해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점을 가마우지 고기잡이에 빗댄 것이다.

지난 5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발표하면서 “국내 소재·부품·장비산업을 ‘가마우지’에서 ‘펠리컨’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펠리컨 경제는 부리 주머니에 먹이를 담아 자기 새끼에게 먹이는 펠리컨처럼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긴밀하게 협력해 한국의 산업을 발전시키는 경제로, 한국의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자립도를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조치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우리나라 경제가 ‘가마우지’에서 ‘펠리컨’으로 체질 변경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최동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