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일의 ‘색채 인문학'(15) 빨간색과 마케팅

경기 불황때 짙은 빨간색 립스틱 유행

323

색채와 마케팅

마케팅 심리학자들은 지속적인 색채의 인상이 90초 이내에 이루어지고, 그 중에 60%가 사물, 장소, 개인, 환경의 수용과 거부를 결정짓게 된다고 조언하였다.

트렌드 애널리스트인 캐시 라만쿠사(Cathy Lamancusa)는 소비자의 구매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소비자가 상품에 갖는 첫인상의 60%는 색이 결정한다.”

한 조사에 의하면, 구매자는 물품을 구매할 때 시각(보고)으로 산다가 87%, 청각(듣고)으로 산다가 7%, 촉각(만져보고)으로 산다가 3%, 후각(냄새 맡고)으로 산다가 2%, 미각(맛보고)으로 산다가 1%로 나타났다.

상류계층의 사람들은 파란 바탕의 빨간색 톤에 매력을 느낀다. 그 중 포도주 색은 상류계층의 사람들에게 가장 분명한 색 중의 하나이다.

1972년 디자인포장지센터에서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잡지인 ‘디자인·포장’에 의하면, 사람들은 좋아하는 색채로 빨강을 선택하였고, 싫어하는 색채로 빨강을 동일하게 선택하였다. “설문 12에서, 포장지를 보았을 때 빨간 색채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고 답한 사람이 95명으로 전제 응답자의 28.6%를 차지했다. 설문 2에서, 가장 싫어하는 색채는 빨간색 계통을 꼽은 사람이 57명(약 17%)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필자의 석사논문 (1990년)’색채를 통한 청소년 심리상태의 분석연구'(1990년)에서 위와 같은 설문조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가장 좋아하는 색채가 가장 먼저 눈에 띄어야 하는데, 가장 혐오하는 색채가 먼저 띈다는 것은 ‘색채의 이원성’이라고 분석하였고, 이것은 인간의 심리적 현상”이라고 말이다.

빨간색은 가격 인하를 뜻하며,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빨간색 연필이 지배하는 곳!’과 ‘제품의 가격이 빨갛게 되었다!’ 그리고 ‘빨간색 연필에 희생된 프로젝트’는 예산 부족으로 취소된 것을 말한다. ‘빨간 숫자(적자)를 본’ 사람은 손해를 보았다는 의미이고, 빨간색 숫자는 경고를 알리는 신호이다.

빨간색과 제품

젊은 여성에게 인기 있는 ‘빨간 지갑’은 낭비하기가 쉬운 색채의 심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입과 지출의 균형이 맞지 않고 항상 빈털터리 상태를 의미한다. 그것은 흙에 물이 들어가도 바로 말라버리는 것처럼 주머니가 차 있는 적이 없다. 문자 그대로 적자 지갑이다.

빨간색 지갑 편집에디터
빨간색 지갑 편집에디터

2007년 한 맥주회사는 TV광고를 통해 ‘신호등이 달린 맥주’를 광고하였다. “가장 맛있는 맥주의 온도는 7℃이며, 이 온도가 되면 맥주병에 붙은 마크가 빨간색에서 파란색으로 변한다.”

한 주방기구 회사는 색채와 제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광고하였다. “프라이팬에 붉은 색 마크를 부착했으며, 음식을 요리할 때 가장 알맞은 200℃가 되면 마크의 색깔이 변한다.”

프라이팬 . 편집에디터
프라이팬 . 편집에디터

맥주병과 프라이팬 마크의 색깔이 변하는 것은 ‘카멜레온 잉크(Chameleon ink)’ 때문이다. 카멜레온 잉크는 세계 2차 대전 직후 독일의 바스프(Basf) 사가 처음으로 개발하였다. 국내의 맥주 라벨에는 영국 크로마(Chroma) 사가 개발한 것을 수입하여 사용했으며, 이 제품은 1993년 캐나다 몰슨(Molson) 사가 맥주병에 이미 사용하였다. 또한 팩시밀리도 이런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경기가 불황일 때와 호황일 때 립스틱 색깔의 차이가 있다. 경기가 불황인 2008년에는 빨강과 검은 느낌이 날 정도로 강렬한 짙은 빨간색 립스틱이 유행하였다. 경기가 호황인 2009년에는 훈풍을 타고 여릿하고 화사한 빛깔의 분홍색계열의 립스틱이 인기를 모았다. 특히 불황일 때는 여성들의 입술 색깔이 짙어진다는 속설이 입증되었다.

증권가에는 색채와 관련된 용어가 있다. 이 색들은 파랑, 빨강, 노랑, 검정 4가지 원색이다. “레드 칩(Red Chip)은 중국 관련 주를 뜻하며, 1997년 홍콩이 중국 반환을 앞두고 중국과 인연이 있는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나온 말이다. 또한 이 칩은 중국 국기의 색깔에 빗대 레드 칩이라고 불렀다.”

레드 먼데이(Red Monday)는 미국 증시가 월요일에 개장하는 것에서 유래된 말이며, 증시가 개장하는 월요일의 별칭으로 사용되고 있다.

 문화예술 기획자/ 박현일(철학박사 미학전공)

이기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