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지교육을 성비위로 몰아간 광주시교육청

중등교사 수업 배제·수사 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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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한 중학교 도덕 교사가 ‘성과 윤리’ 단원 수업 중에 학생들에게 보여준 단편 영화로 인해 수업에서 배제되고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배이상헌 교사는 지난해와 올해 성 윤리 수업 중 학생들에게 프랑스 단편영화 ‘억압받는 다수’를 보여줬다. 성인지 감수성을 촉발하는 효과적인 수업 자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남자와 여자가 성 역할을 바꿔 성불평등을 고발하고 있다.

그 후 국민신문고에 해당 교사를 ‘성적 수치심’으로 고발하는 민원이 접수됐다. 이 영화엔 여성이 상의를 벗고 있는 장면, 성적인 대사, 남성 상대 성추행 장면 등이 포함돼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이를 ‘성비위’로 판단하고 수업 배제 조치를 취했다. 배이 교사가 ‘교권침해’라며 반발하자 시교육청은 지난 6월 전교생 전수조사를 통해 “해당 교사가 수업 시간에 성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며 한술 더 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직위해제를 통보했다. 부적절한 발언 사례는 ‘위안부는 몸파는 여자’ 등의 말을 했다는 것이다.

‘억압받는 다수’는 성인지교육을 위한 훌륭한 자료라며 여성단체가 추천하는 영화다. 그런데 시교육청이 민원을 빌미로 전후 과정을 살피지 않고 이를 음란물을 보여준 것처럼 성비위로 몰아간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위안부는 몸파는 여자’라는 등의 발언도 배이 교사는 “인용한 발언을 자신의 것으로 곡해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가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수업 시간에 그런 발언을 했을 리 만무하다.

전국도덕교사모임은 지난달 29일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배이상헌 교사의 수업에 대한 성 비위 규정 적용을 중단하고 직위해제와 수사 의뢰를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시교육청의 이번 조치는 1970년대 유신시대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코미디나 다름없다. 더욱이 전교조 간부 출신인 장휘국 교육감이 수장인 광주시교육청이 이런 조치를 했다는 것이 실망스럽다. 민원이 아무리 무섭다고 해도 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