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선수단의 특별한 휴식… “한국 사찰음식·전통문화 원더풀”

FINA 관계자·선수단 150여명 백양사 방문… 전통문화 체험
판소리 공연과 함께 발우공양 체험 “한국의 멋 흠뻑 느꼈어요”

210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네덜란드 수영선수 등이 25일 장성 백양사 쌍계루에서 발우공양을 체험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gunho.na@jnilbo.com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네덜란드 수영선수 등이 25일 장성 백양사 쌍계루에서 발우공양을 체험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email protected]

“수영대회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는데, 멋진 한국의 사찰음식과 전통문화 덕분에 소진된 에너지를 다시 채워가는 기분이에요.”

치열했던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지구촌 곳곳에서 광주를 찾아온 외국 선수들이 특별한 휴식을 가졌다. 장성에 있는 백양사를 찾아 한국의 사찰음식과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25일 오후 5시 고즈넉한 산사가 FINA(국제수영연맹) 관계자와 외국 선수 150여명의 발걸음으로 북적였다. 선수단은 백양사로 들어가는 숲길에서부터 초록으로 뒤덮인 산새와 그윽한 사찰의 분위기에 매료된 듯 풍경에 눈을 떼지 못했다.

선수들이 백양사에 들어선 순간 태평소가 울려 퍼지며 한복을 입은 환영단이 환영의 인사를 건넸다. 외국 선수들은 생각지 못한 환대에 웃음으로 화답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날 백양사 천지암 주지 정관스님은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감자하지밥 △송이버섯 솔잎구이 △토마토장아찌 △우엉간장조림 △갯방품나물 잡채 등 정성스럽게 만든 사찰음식을 선수들에게 대접했다.

정관스님은 “세계 각국의 선수들에게 사찰음식을 선보일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선수들이 배불리 먹기 위함이 아닌 모든 생물과 공존해 살아가고자 하는 발우공양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드셔주시면 고맙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모든 음식을 준비한 정관스님은 2015년 뉴욕타임즈에서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라는 극찬을 받은 사찰음식의 대가이기도 하다.

육류와 인공조미료를 넣지 않은 사찰음식이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고 또 어떤 방법으로 먹어야 하는지 설명을 들은 후 서툰 젓가락질을 시작한 FINA 관계자들과 외국 선수들은 깔끔하면서도 담백한 맛을 자랑하는 사찰음식의 맛에 감탄사를 터트렸다.

나무로 만들어진 발우에 정갈하게 차려진 음식을 두고 외국 선수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고, 서로 대화를 나누는 등 소중한 시간을 간직하고자 했다.

사찰음식을 맛본 무스타파 라파오이 FINA 명예종신회장은 “한국음식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알고 있었는데 사찰음식은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며 “저는 무슬림이기 때문에 이렇게 채식으로 구성된 식단이 아주 반갑다. 능이버섯국을 가장 맛있게 먹었다”고 말했다.

파푸아뉴기니 선수단을 이끌고 있는 숀 크로우 코치는 “사찰의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처럼 음식도 굉장히 건강한 맛”이라며 “이번에 한국의 음식과 공연 등을 접해보니 문화적으로 굉장히 발전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찬사를 보냈다.

앤티가 바부다에서 온 경영 종목 사만다 로버츠 선수 역시 “사찰과 음식이 너무 아름답다”며 “아직 경기가 남아있는데 그동안 에너지가 소진됐던 것이 오늘 채워지는 느낌이다. 남은 경기를 잘 치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곽지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