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활비 상납’ 박근혜, 2심 징역 5년…”뇌물 아닌 횡령”

1심, 국고 손실죄 징역 6년·추징금 33억원 선고
2심, 뇌물·국고손실 아닌 횡령으로만 판단 감형
朴, 2017년부터 재판 보이콧…궐석재판 진행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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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뉴시스 편집에디터
박근혜 전 대통령. 뉴시스 편집에디터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박근혜(67) 전 대통령에게 항소심이 징역 5년으로 감형 판결했다. 현재 모든 재판에 보이콧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구회근)는 2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 항소심에서 징역 6년에 추징금 33억을 선고한 1심과 달리 징역 5년에 추징금 27억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받은 국정원 특활비가 뇌물과 국고손실 혐의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국정원장들과 공모해 횡령한 것으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가 뇌물은 무죄, 국고손실은 유죄로 판단한 것과 달리 본 것이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3명의 국정원장에게 총 33억원의 특활비를 교부받은 것은 비난가능성이 크다”면서 “1심은 국고손실죄를 유죄로 인정했지만 우리 재판부는 국정원장들이 특가법 법률 제5조에 관련된 회계관계직원이 아니라고 판단해 국고손실도 무죄라고 본다”고 말했다.

특가법 법률 제5조(국고 등 손실)에 따르면 회계관계직원 등 법률에 규정된 사람이 손실을 입힐 것을 알면서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하면 가중처벌한다. 회계관계직원 등의 책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에는 회계관계직원을 ‘그 밖에 국가의 회계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전직 국정원장 3인의 항소심은 이들이 해당 법률에 규정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특가법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박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부도 이같이 판단해 국고손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오지 않아 피고인 없이 이뤄지는 궐석 재판으로 선고가 이뤄졌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0월 열린 국정농단 공판 당시 구속기간 연장에 불만을 품고 현재까지 모든 재판을 거부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국정원 특활비 총 36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박 전 대통령은 약 3년에 걸쳐 30여억원 상당의 특활비를 받았다”며 국고손실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6년에 추징금 33억원을 선고했다. 다만 뇌물 혐의는 “특활비가 직무 관련 대가로 지급됐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무죄로 판단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0일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국고손실과 뇌물 혐의 모두 유죄에 해당한다며 징역 12년, 벌금 80억원, 추징금 35억원을 구형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은 지난달 2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심리가 마무리됐다. 대법원이 추가 심리를 하지 않을 경우 국정농단 사건은 이르면 다음달께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

박 전 대통령은 대기업들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강요하고 삼성으로부터 정유라씨 승마지원 등 뇌물을 받은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을 선고받았다.

또 박 전 대통령은 2015년 1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친박계 인물들이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경선에 유리하도록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박 전 대통령이 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