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 익어불겄네” 태풍가니 이젠 불볕더위

VIP석과 달리 일반석 가림막 없어 불만 속출
더위 못 참아 경기 도중에 나가는 관람객 다수
부채, 모자 이어 생수까지 준비했지만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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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땡볕 더위 속에서 관람객들이 양산 등을 들고 하이다이빙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이한나 기자 hannah.lee@jnilbo.com
23일 땡볕 더위 속에서 관람객들이 양산 등을 들고 하이다이빙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이한나 기자 hannah.lee@jnilbo.com

태풍 ‘다나스’를 무사히 비켜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이번에는 ‘불볕더위’라는 복병을 만났다. 수구나 하이다이빙 등 야외경기 관람객들이 불볕더위로 인해 관람에 불편을 겪고 있다.

광주세계수영대회 조직위도 부랴부랴 ‘폭염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관람객 불편 줄이기에 안감힘을 쏟고 있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23일 조선대 하이다이빙 경기장.

심장이 쫄깃해지는 20m 높이에서 펼쳐지는 선수들이 멋진 경기에 눈을 떼기 어렵지만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탓에 경기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떠났다.

일반 관람석에 햇빛 가림막이 없는 탓이다. 경기 관람을 위해 경기장에 들어서자마자 강하게 내리쬐는 직사광선은 관람객의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강한 햇볕에 뜨겁게 달궈진 플라스틱 소재 관람석 의자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여기저기서 ‘앗 뜨거’라며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상대적 박탈감’도 관람객들에게는 불만의 요소였다. VIP석은 가림막이 있는 반면 일반석은 뜨거운 햇볕 아래 몇시간씩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한예준(20·서울)씨는 “VIP석은 가림막이 쳐져 있는 반면 일반 관람석에는 설치되지 않아 너무 속상하다”며 “선수들의 멋지고 시원한 경기를 보면서 더위를 달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소라(28·여·백운동)씨는 “관람석 의자 바닥이 너무 뜨거워 손수건을 깔았다”며 “더운 것도 힘든데 더위를 못 참고 경기장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 경기 관람에 집중하기가 어렵다”고도 했다.

박원희(59·여·우산동)씨는 “무더위 때문에 사람들이 양산 등을 들고 있어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불편해 했다.

불볕더위를 참지 못해 1층 휴게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다 다시 관람석으로 복귀하기를 반복하는 관람객도 상당수였고, 아예 경기장을 떠나는 이들도 많았다.

야외 경기지만 관람석에 가림막이 설치돼 있는 남부대 수구경기장은 그나마 사정이 나았지만, 불볕더위에 관람객들은 부채로 더위를 식히며 관람해야 했다.

심민혁(28·치평동)씨는 “날씨가 덥고 습해서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른다”며 “그나마 주최측에서 부채를 나눠줘 조금 버틸 만하다”고 했다.

광주세계수영대회 조직위는 부랴부랴 폭염 대책을 내놓았다.

조직위는 이날 조선대 하이다이빙 경기장에 생수 2000병을 비치해 관람객이 무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지원했다. 얼린 얼음물 1000병은 경기장 입구에, 시원한 물 1000병은 아이스박스에 넣어 관람석에 비치했다.

또 종이모자 1만개와 부채 5000개를 준비해 관람객에 배부하기도 했다. 관람객의 이동통로에는 그늘막과 쿨링포그 시설을 설치해 관람객의 편의를 도왔다.

남부대 주경기장에도 쿨링포그와 관람객 쉼터 2곳을 설치했고, 매표소 주변에도 그늘막을 설치했다.

불만은 여전했다. 조선대 하이다이빙 경기장에서 만난 기희원(51·여·서울)씨는 “조직위에서 종이모자, 부채 등을 준비해줘 고마운데 가림막이 없어서 직사광선을 오래 견디기 힘들다”며 “수영대회보러 광주까지 왔는데 조금만 쉬었다 다시 경기를 관람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아이스 박스에 시원한 생수까지 구비했는데 여전히 더 많은 대책이 필요할 것 같아 논의 중이다”며 “내일은 가림막이 없는 하이다이빙 관람석 의자에 깔개를 놓아 더위를 식히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한나 기자 hannah.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