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의혹 쑨양 VS 반발한 호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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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수 기자 ss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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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시상식에서 작은 해프닝이 있었다. 금메달을 차지한 중국의 쑨양과 동메달을 딴 이탈리아의 데티는 기뻐하면서 시상대에 올랐다. 그러나 은메달 리스트인 호주의 호튼은 메달을 받아 목에 걸고 끝내 시상대에 오르지 않았다.

호튼이 시상대에 오르기를 거부한 것은 라이벌인 쑨양의 금메달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호튼은 예전부터 쑨양의 도핑 의혹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이에 대해 쑨양은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내게 불만을 드러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에 나왔다. 쑨양 개인을 무시하는 건 괜찮다. 하지만 중국은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쑨양은 중국이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수영 스타다. 2012 런던올림픽 자유형 400m와 1500m, 2016 리우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이번 대회까지 4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2014년 5월 도핑검사에서 금지약물에 대한 양성 반응이 나와 3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또한 지난해 9월에는 도핑 테스트에 응하지 않고 혈액 샘플이 담긴 유리병을 훼손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국제수영연맹(FINA)이 쑨양에게 ‘경고 조치’를 했지만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실효성 없는 조치라며 FINA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한 상태다. CAS의 결론이 늦어지면서 쑨양은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이날 호튼의 행동은 무례했다. 도핑은 잘못이고 반드시 추방돼야 하지만, 그가 시상대에 오르지 않은 것은 FINA와 광주대회의 권위를 무시한 것이다. FINA도 시상대 보이콧과 관련해 호튼과 호주 경영팀에게 엄중 경고를 했다. 그러나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은 호튼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이날 시상식 후 호튼이 선수촌 식당에 들어서자 선수들이 그에게 박수갈채와 함께 지지를 보냈다고 한다.

중국과 호주의 언론과 팬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서로 비난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경제 전쟁 못지않게 중국과 호주의 비난전도 뜨겁다. 이번 대회 도핑 테스트 결과가 곧 나올 예정이라니 승자가 결정될 것이다. 만약 쑨양의 도핑 의혹이 드러나고 금메달이 박탈된다면 이번 대회 최대의 사건이 될 것이다.

박상수 주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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