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향기> 문화의 다양성과 온전한 소통

이미경 광주동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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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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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경험한 최초의 문화적 충돌은 중학교시절 친구집에서 친구엄마의 화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작되었다. 그 때까지 내가 생각하는 엄마의 모습은 화장기 없는 얼굴에 늘 청소하고, 빨래하고, 냉장고가 없던 시절이라서 하루가 멀다하고 남광주 시장을 오가면서 김치를 담갔다. 새벽이면 7명의 아이들과 큰집오빠들 까지 북적대는 작은 집에서 도시락을 두 개씩 준비하고 누가 밥을 제대로 먹었는지 확인도 못한 채로 또 집안일에 몰두하고 산더미 같은 손빨래에 하루해가 저물고 밤이면 펑크 난 양말을 꿰매고 기념품으로 들어온 수건으로 여름 반바지를 만들고 털실로 쉐터를 짜고 또 짜고 .. 약간은 쉰냄새가 나는 것 같은 식은 밥을 찬물에 씻어서 김치에 드시고도 아프다는 소리 한번 하지 않는 강철 인간의 모습이었다. 친구엄마의 화장하는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는데 3개의 립스틱을 칠하고 또 칠하는 모습이 딴 세상사람 같았다.

간호전문직여성으로 옷차림이나 대화하는 주제가 우리엄마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에 많이 놀랐던 것으로 기억된다. 설거지를 하면서도 ‘하얀목련’을 유창하게 부르시던 모습은 지금도 미소 짓게 하는 추억이다. 언젠가 엄마가 학부모회의를 위해 학교에 오셨는데 처음 보는 꽃무늬원피스에 빨간 립스틱을 바른 것을 보고 “아 우리엄마 맞아? 예쁘구나. 우리 엄마도 저런 모습이 있구나.” 생각했었다. 같은 하늘 아래에서 같은 시대를 살면서도 우리는 경험하지 않은 문화에 대한 다양성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다. 84세인 엄마에게 외할아버지께서 생전에 “요즘 젊은 것들은 말세다. 세상이 어찌되려는지 ..”하시면서 혀를 차고 앞날을 걱정하셨다고 한다. 100년전에도 어른들에게는 늘 젊은 세대가 걱정이었나 보다. 시대가 변하고 문화가 변하고 있다.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음을 알면서도 자신이 감당하지 못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외면하는 순간, 우리는 세대 간 갈등을 안고 살아야 할 것 같다. 얼마 전 조카들과 독일여행을 다녀왔다. 김치 없이는 피자 한조각도 먹기 힘들어하는 나는 당연하게 김치와 고추장을 준비하였다. 그런데 유럽에 왔으니 그들의 식문화를 따라야 한다고 눈치를 주는 조카 녀석들 때문에 가뜩이나 비위가 약한 편이라서 나는 거의 식사를 편하게 하지 못했다. 맥주를 한잔씩 마시면서 더치페이를 위해 유로화를 내미는 조카를 보면서 아연실색하기도 하였다. 또한 세대가 같다고 생각했던 4명의 아이들의 각기 다른 취향과 성향을 보면서 세대 차이와 더불어 환경적 문화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물며 전혀 다른 나라에서 온 결혼이주여성들의 고통이 어떠할지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었다. 우리 사회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소수자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적인 행태는 부정하기 힘든 현실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적어도 한 두가지 측면에서 소수자라고 말한다. 한국인으로 귀화하여 살고 있지만 사회적인 편견 때문에 결혼이주여성이 폄하되고 불평등을 겪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소통의 부재에서 정말 많은 힘든 일들을 이겨내고 있으리라. 우리는 말이 통하는 사람과는 빠르게 친밀도가 높아지고 좋아하는 것이 같음을 알게 되는 순간 공감대가 바로 형성됨을 볼 수 있다. ‘세계가 하나’로 글로벌한 세상이라고 말하면서 내가 가진 문화만 최고라고 여기고 다른이의 것은 인식하지도 못한 체 살아가고 있다. 문화수도광주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아트스틱대회를 관람하면서 음악만 들어도, 선수들의 의상만 봐도 어느 나라인지 알 수 있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문화에 젖어있고 지켜가고 있다.

세계의 다양한 문화, 세대간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존중해주면서 함께 할 때 비로서 온전한 소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