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의 새가 되어 날다

하이다이빙 현장 스케치
경쾌한 음악과 선수 공중연기에 매료… 박수갈채·환호 쏟아져
타지역 가족단위 단체관람객 많아…모자·양산·부채로 좌석 지켜
아찔한 높이에서 물구나무 서서 한바퀴 돌고 공중 곡예 '짜릿함'
무등산과 조선대 캠퍼스, 광주 시내 시가지 모습 어우러진 영상
아드리아나 히메네스(33·멕시코) 1위… 선수들 "배경,환경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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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조선대학교 하이다이빙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하이다이빙 남자 27m 예선전에서 이고르 세마스코 러시아 선수가 광주도심을 배경으로 다이빙을 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gunho.na@jnilbo.com
22일 조선대학교 하이다이빙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하이다이빙 남자 27m 예선전에서 이고르 세마스코 러시아 선수가 광주도심을 배경으로 다이빙을 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email protected]

20m의 아찔한 높이의 플랫폼에 오른 다이버들이 무등산을 바라보며 몸을 던졌다.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다이버의 화려한 공중연기에 한여름 무더위도 싹 달아나는 기분이다. 다이버가 공중에서 몸을 곡예하며 3초 만에 수조로 떨어지는 모습은 ‘짜릿’ 그 자체다. 마치 하늘을 나는 한 마리 새 같기도 했다. ‘찰나의 예술’로 불릴만 하다.

22일 오전 11시 30분 광주 동구 조선대 경기장에서 진행된 여자 하이다이빙 1,2라운드 경기 모습이다.

“5, 4, 3, 2, 1” 카운트다운과 함께 이날 첫 예선을 시작으로 사흘간의 하이다이빙 열전에 들어갔다. 템포가 빠른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각국의 다이버들이 입장했다.

수영대회 6개 종목 가운데 백미로 꼽히는 하이다이빙은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경기인 만큼 관람석을 가득 메웠다. 일찌감치 판매목표량 100%를 달성한 인기종목임을 실감케 했다.

33m 높이의 철골 구조물로 설치된 하이다이빙대에 다이버가 올라서며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됐다. 관람석에선 박수갈채와 휘파람 소리가 연달아 이어졌고, 선수는 손 키스로 화답했다. 하이다이빙 시설물 양 옆 2개의 스크린에선 선수와 연기 동작을 소개해 관람객의 이해를 도왔다.

올라가기만 해도 아찔한 높이의 다이빙대에서 선수는 물구나무를 섰다. 다이빙대에 선수가 설때는 관람석에선 환호가 쏟아졌지만, 떨어지는 순간은 모두 침묵하며 숨죽여 바라봤다. 이윽고 선수는 뒤로 돌아서서 두 손을 바짝 올린 후 공중에서 몸을 비틀며 회전했다. 공중 연기는 단 3초 만에 끝이났다. 아득한 높이와 스피드, 공포을 앞세운 하이다이빙 연기 모습 자체만으로 짜릿했다. 관람객들도 선수들의 역동적 연기에 매료돼 순간 순간마다 탄성을 자아냈다.

다이빙대에서 뛰어든 선수들은 지름 17m에 수심 6m의 원형 수조안으로 떨어졌다. 시속 90㎞의 속도다.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수조 안에 레스큐(구조대원) 3명이 미리 배치돼 있다. 다이버들이 수조안으로 들어왔을 때는 스크린 화면을 통해 연기 점수가 곧바로 공개됐다. 다이빙 타워 최상단에 중계·판독용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탓이다.

스크린을 통해 다이버의 공중 연기와 함께 무등산과 삼각형 모형으로 뾰죽뾰죽한 조선대 캠퍼스, 광주시내의 시가지 모습이 배경으로 함께 어우러진 영상이 나왔다.

다이버 선수들도 경기 배경으로 펼쳐지는 무등산의 전경에 만족해했다. 셀리아 로페스(스페인)는 “하이다이빙에서는 배경이 매우 중요한데, 좋은 경치를 보며 뛰었다. 플랫폼 상태 등 환경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야외에서 진행된 경기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은 모자와 양산을 쓰고 부채를 연신 부치면서 자리를 떠나지 않은 모습이었다.

천안에서 자녀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강경화 (43·여), 김장호 (47)씨 부부는 “한국에선 최초로 하이다이빙 경기가 열린다고 해 아이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면서 “날씨는 덥긴 했지만, 선수들이 높은 다이빙대에서 떨어지는 모습에 더위를 날릴만큼 짜릿함을 느꼈다”고 만족해했다.

이날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하이다이빙 여자부 1, 2차 시기에선 아드리아나 히메네스(33·멕시코)가 148.20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여자 하이다이빙 선수들은 오는 23일 낮 12시 3라운드와 오후 12시45분 4라운드를 펼쳐 최종순위를 결정하게 된다. 하이다이빙은 남, 녀 각각 1개씩 2개의 금메달이 수여된다.

박수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