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합리적인 공사기간 산정, 적정공사비 혁신방안의 일환

김기태 전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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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전남도의원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
김기태 전남도의원 최동환 기자 [email protected]

적정한 공사기간 산정에 변화가 필요하다. 최근 급격한 건설 환경의 변화로 인해 체계적인 공사기간 산정 문제는 현실이 됐다.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이나 품질·안전강화와 같은 건설 환경 변화 및 폭염·미세먼지 등의 기후요인은 건설현장의 작업 불가능일수와 생산성 저하로 인한 작업일수 증가를 동시에 초래하고 있다. 이는 준공시점의 공기부족 및 발주자의 불합리한 공기단축요구 등으로 이어져 시설물의 품질저하는 물론이거니와 안전사고 발생 우려를 높이고 있다.

특히 천재지변이나 예산부족, 토지보상 지연 등 공사와 관련한 간접적인 원인으로 공사기간을 연장하는 경우 적정한 연장기준이 없어 발주자와 시공사 사이에 간접비 분쟁 등이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

따라서 건설 환경변화에 부합된 합리적인 공사기간 산정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사실 적정공기의 개념은 학술적으로 정립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발주자와 시공사의 간극을 동일하게 맞추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적정공기의 개념은 실무적으로 발주자와 시공사가 상호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균 생산성을 기초로 한 순작업일수, 환경변화에 적합한 비작업일수,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누락되었던 기간 및 기타 공기영향요인 등이 공사기간 산정에 반영된다면 상호 수용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몇 가지 선결과제가 중요하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공기지연의 분석기법과 공사비 증가분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가 실시돼야 한다. 또 장기계속공사의 전면 폐지는 어렵더라도 계속비 공사 증가와 국고채무 부담행위제도의 활성화를 위한 충분한 논의도 필요하다. 더불어 지난해 대법원 판결로 뒤집어진 장기계속공사 공기연장 간접비 문제도 공사기간 측면에서 재논의돼야 한다.

공사기간 산정체계의 선진화는 적정공기 확보 뿐만 아니라 시설물의 적기 조달에도 그 목적이 있다. 이에 시공사의 공기촉진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하며, 공사기간 증가가 간접비 등 공사비에 미칠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적용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여기에 우리보다 앞서 공사기간 부족현상을 경험한 미국과 일본의 사례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건설업계의 이러한 요구에 정부가 답을 내 논바 있다. 지난 3월 국토교통부는 공공 건설공사의 공사기간 산정기준 시행을 밝혔다. 이 기준에 따르면 공사기간은 준비기간, 작업일수, 정리기간을 포함해 산정토록 했다. 대형공사 및 특정 공사에 대하여는 발주청에 설치된 기술자문위원회의 적정성 심의를 받도록 하는 등 사전심사를 강화했다.

작업일수의 산정은 시설물별 작업량에 건설근로자의 충분한 휴식 보장과 시설물의 품질·안전을 위해 법정공휴일 및 폭염·폭설·폭우·미세먼지 등과 같은 기후여건에 대한 작업불능일을 반영하도록 해 건설현장의 작업환경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작업을 할 수 없는 날을 고려해 산정한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를 위해 최근 10년 동안의 기상정보를 적용한다고 한다.

따라서 시공사는 과학적으로 산정된 공사기간을 바탕으로 시설물의 시공에 최선을 다할 수 있고, 공기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던 각종 안전사고 예방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건설공사 입찰 시 현장설명회에서 공사기간 산정 산출근거 및 용지보상, 문화재 발굴 등 공사기간 영향요소를 명시하도록 해 입찰참가자에게 공사기간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토록 했다. 이는 공사기간 변경 등에 따른 책임소재를 명확히 한 것으로 앞으로 발생할 간접비와 관련한 분쟁은 대폭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공사기간 산정기준이 공기연장으로 이어져 건설기술발전을 저해 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시공사가 신기술·신공법활용 등으로 공기를 합리적으로 단축할 수 있도록 혜택을 제도화하여 이를 해소해 나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 해도 무더위가 일찍부터 기승이다. 폭염 등에 따른 공공 건설공사의 공사기간 산정기준은 마련돼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국토교통부 훈령 형식에 불과해 실효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모든 공공공사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관련법령에 산정기준의 근거를 마련해야만 한다.

얼마 전 정부는 국가계약제도의 혁신방안을 밝힌바 있다. 공사비 적정성 제고를 위한 방안이다. 불가항력으로 공사기간이 연장된 경우 추가로 발생한 간접비를 발주기관이 부담케 하는 등 간접비 지급 기준을 합리화 했다.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공사기간 산정 또한 혁신방안의 일환이다. 정부 스스로 혁신방안이 엇박자나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