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멋진 수구경기장 끝나면 철거해야 한다니…”

FINA 관계자 “웜업풀 옆 경기장… 최상 컨디션 유지”
조대 하이다이빙·염주체육관 아티스틱 수영장도 철거
시민들 “저비용고효율 이해하지만 없어진다니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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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 나건호 기자 gunho.na@jnilbo.com
광주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 나건호 기자 gunho.na@jnilbo.com

 ”남부대 수구경기장은 선수들의 경기가 펼쳐지는 수조 위에 새파란 하늘이 그대로 드러나 아름다워요. 그런데 대회가 끝난 후에 경기장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아쉽기만 해요.”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주경기장인 광주 광산구 월계동 남부대시립국제수영장. 멀리서 보면 흰색 반원 형태다. 축구장 바닥에 단단한 철근을 깐 후 임시 수조를 설치하고 주변에 관람석을 만들었다. 경기장 바깥에 만든 또 하나의 수조는 훈련을 할 수 있는 임시 풀이다.

 ’수중 핸드볼’로 불리는 수구 경기장으로 변신한 남부대 축구장은 박진감 넘치는 경기 외에도 경기장 시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수구 경기장에 들어서면 객석 4340개 위에 설치된 햇빛가리개 사이로 새파란 하늘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 사이로 빛과 바람도 새어 들어온다. 객석 위에 설치된 햇빛가리개 탓에 관람객들은 우천에도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코넬 마르쿠레스쿠 FINA 사무총장은 “MPC(메인 프레스 센터)로 이용될 남부대 수영장 시설이 훌륭하다”며 극찬한바 있다.

 와킨 푸욜(Joaquin PUJOL) 국제수영연맹(FINA) 시설위원장도 “많은 국가에서 온 선수 등 수영 관계자들이 광주 경기장 시설에 대해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면서 “특히 수구경기장의 경우 웜업풀에서 몸을 풀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 채로 바로 옆 경기장에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번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남부대 수구경기장 시설은 자취를 감추게 된다. 애초 광주 세계수영선수권은 2013년 유치 이래 ‘저비용 고효율’의 기치를 내걸고 준비돼 처음부터 철거를 염두에 두고 세워졌다.

 이를두고 일부 시민들 사이에선 지구촌 최대 수영축제인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경기장 유산 하나 남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남부대시립국제수영장에서 수구 경기를 관람한 이상아 (전남대 4년·여)씨는 “박진감 넘치는 수구 경기를 재미있게 관람했는데, 수구 경기장 시설도 경기 못지 않게 인상깊었다. 관람석은 모두 햇빛가리개가 설치돼 있어 햇빛을 피할 수 있어 좋았고, 경기가 펼쳐지는 수조 위에는 하늘이 그대로 드러나 아름다웠다”면서 “그런데 대회가 끝난 이후에 이 경기장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구 경기 관람객 김정원 (25·여)씨도 “저비용 고효율을 위해 철거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지구촌 최대 수영축제인 세계수영선수권 대회인데, 경기장 시설이 모두 사라져 유산 하나 남지 않게 된다니, 아쉽기만 하다”고 말했다.

 ’수영의 꽃’ 경영과 다이빙 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남부대시립국제수영장 내부도 마찬가지다. 이번 대회를 위해 기존 3000여석이었던 관람석을 1만1000여석으로 늘렸다. 한쪽 벽을 터서 관중석을 채워넣는 방식이다. 이번 세계선수권이 끝나면 해당 관중석이 철거되면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아티스틱 수영 종목이 열리는 염주종합체육관도 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철거된다. 염주체육관 실내체육관 바닥에는 임시 수조가 설치됐다. 기존 체육관 바닥을 판 뒤 수조와 수질관리를 위한 펌프 등 시설을 채워넣었다.

 조선대 축구장에 세워진 ‘하이다이빙’ 경기장도 마찬가지다. 대회가 끝나면 다시 축구장이 된다. 하이다이빙 경기장은 조선대 축구장 위에 시설물을 만들어 세운 뒤 남자 27m, 여자 20m 높이에 설치된 다이빙 플랫폼과 지름 17m, 깊이 6m 수조가 설치됐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끝나면 기존 시설을 제외하고 전부 철거된다. 이번 대회를 위한 경기장이 대부분 임시 경기장인 탓이다. 임시경기장의 경우엔 철골 등 건축자재를 국제수영연맹의 공식 후원사인 독일의 레이어사(社)로부터 전부 빌려 사용했다. 수조는 이탈리아 밀사 제품이다. 두 회사는 이들 설비를 세계선수권이 끝난 뒤 철거해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재활용할 계획이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저비용 고효율’ 의 기치를 내걸고 모두 임시 경기장을 설치하고 폐회후 철거토록 돼 있다”며 “FINA의 계획에 따라 수구 경기장과 하이다이빙 경기장 등 철거되면 일본으로 넘어가 다시 임시 경기장이 지어지게 된다”고 전했다.

 대회 조직위원회 조영택 사무총장은 “앞서 월드컵, 올림픽, 아시안게임을 치른 뒤 경기장 사후관리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걸 보고 비용 최소화에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