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와 바람이 만든 섬’ 사계절 관광지 꿈꾼다

▶남해안 섬 관광시대 앞당기자 <6> 신안 임자도
튤립부터 민어까지 볼거리·먹거리 풍성
2021년 연륙교 개통…도약 위한 기회
해양 쓰레기·부족한 편의 시설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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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면 이흑암리 어머리 해수욕장의 상징인 용난굴. 입구는 육지지만 출구가 바다와 연결돼 있고 간조 때면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다. 편집에디터
임자면 이흑암리 어머리 해수욕장의 상징인 용난굴. 입구는 육지지만 출구가 바다와 연결돼 있고 간조 때면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다. 편집에디터

박우량 신안군수에게 임자도는 ‘어업의 희망’이다. 오는 2021년 3월 임자대교 개통으로 국도 24호선이 완성되고, 하우리와 진리가 올해 정부의 어촌 뉴딜사업 대상지로 확정되면서 임자도가 송도 위판장을 넘어 신안 북부권의 어업전진기지가 될 것이라는 게 박 군수의 생각이다.

박 군수는 지난 5월 2일 임자면민의 날에는 “임자대교가 완공되는 2021년까지 2년만 참자”고 했다. 임자도는 관광으로도 경쟁력이 높다. 12만여㎡에서 피어난 튤립이 20여 종, 300만 송이에 이르는 ‘튤립 섬’으로 유명한 이곳은 지난 4월 열린 튤립축제에 철부선을 이용하는 교통 불편에도 4만5000여 명의 관람객이 찾아왔다. 임자대교가 완공되면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 들어 ‘두렵고 걱정스럽다’는 박 군수의 하소연이 결코 엄살이 아닌 셈이다.

●’한국의 유일한 사막’ 임자도

임자도는 신안군의 최북단에 위치한 면적 46㎢의 비교적 큰 섬으로 1770세대, 3658명이 살고 있다. 원래는 대둔산과 삼학산, 불갑산, 검무산 등으로 나뉘어 있었지만 파도와 바람이 모래를 모아 하나의 섬이 됐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임자도는 지금도 강한 바람이 불면 산과 들이 온통 모래로 뒤덮인다. 모래가 많고 곳곳에 큰 웅덩이가 사막의 오아스스처럼 자리해 ‘한국의 유일한 사막’으로 불리기도 한다. ‘임자도 처녀는 모래 서 말을 먹어야 시집간다’는 말도 전해온다.

그중에서도 광활한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대광해수욕장은 임자도의 자랑이다. 12㎞에 달하는 모래해변은 가도 가도 끝이 없다. 필리핀의 명물인 보라카이 해변보다 2배나 길어 해변을 걷는 것만 3시간이 소요된다.

더욱이 이곳 모래는 어찌나 곱고 단단한지 해변을 자동차로 달려도 바퀴가 모래에 파묻히지 않는다. 대광해수욕장을 품고 있는 벙산으로 오르는 길도 온통 모래천지다. 12만㎡에 조성된 튤립공원도 전국 최대 규모다.

여기에 4월부터 5월까지는 갑오징어와 농어, 6월부터 7월까지는 병어와 꽃게, 8월부터 9월까지는 민어가 많이 잡혀 식도락가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대광해수욕장에서 바라본 일몰. 드넓은 모래사장과 불타는 황혼이 보는 사람의 가슴을 탁 틔워준다. 신안군 제공 편집에디터
대광해수욕장에서 바라본 일몰. 드넓은 모래사장과 불타는 황혼이 보는 사람의 가슴을 탁 틔워준다. 신안군 제공 편집에디터

●갯벌모실길·용난굴 등 관광자원 풍부

관광자원도 풍부하다. 특히 임자도를 한바퀴 걸어서 도는 갯벌모실길은 농·산·어촌의 풍광을 모두 간직한 임자도를 가장 가까이서 맛볼 수 있는 해변 산책로다. 실제 진리에서 전장포를 거쳐 목섬과 어머리해변으로 이어진 61㎞의 모실길은 올망졸망 펼쳐진 남해안 다도해의 절경과 풍요로운 갯벌의 생태를 만끽할 수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흑암리에 있는 용난굴도 빼놓을 수 없다. 용을 낳은 굴이라는 용난굴은 약 400년 전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길이 150m, 높이 8m, 폭 7m인 이 굴은 12문턱으로 되어 있고 사방의 동굴 벽에서는 물이 떨어지며 불을 켜야만 내부를 볼 수 있다.

역사·문화 유적으로는 조선 문인화가 우봉 조희룡의 유배지인 이흑암리와 해발 280m인 대둔산 정상에 위치한 대둔산성이 대표적이다.

일제에 항거하고 공산군에 의해 숨진 문준경 전도사가 세운 교회로 한국전쟁 당시 48명이 순교한 진리교회도 종파를 떠나 매년 기독교 신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21년 연륙교 개설로 새 전기 맞아

이곳 임자도는 2021년 3월 완공되는 국도 24호선, 임자대교 개통을 앞두고 제2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당장 한국개발연구원은 교통수요 예측 재조사에서 지난 2017년 하루 437대에 머물던 임자도 교통량이 연륙교 건설로 2870대까지 7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신안군도 관광객 증가에 맞춰 사유지를 구입하고 군유지를 활용하는 등 5만여 ㎡에 주차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전장포 새우젓토굴과 대광해변·튤립공원 활성화, 용난굴·진리항 개발 등을 골자로 한 ‘힐링 휴양의 아일랜드, 모래의 섬 임자도’ 프로젝트도 내놨다.

특히 신안군은 대광해변을 산림레포츠 체험장과 해송 숲 탐방로로 조성하고 야간 조명시설 등을 갖추는 등 사계절 즐길거리를 마련해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어머리 해변과 용난굴, 진리항 또한 오토캠핑장과 짚라인을 설치해 카약과 공기부양정 등 기존 갯벌 체험에 재미를 가미한 체험관광지로 육성할 방침이다.

반면 연륙교 건설에 대해 주민들의 반응은 의외로 부정적이다. 교량 건설로 교통이 편리해지고 외지 자본이 급격히 들어오면 머무는 관광에서 거치는 관광으로 패턴이 바뀌고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돼 되레 주민들의 삶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임자도에서 부두식당을 운영하는 주민 장점순씨는 “지금도 임자도는 매 시간 철부선이 운항되면서 머무는 사람보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많고, 그나마 외지인들이 들어와 만든 좋은 시설의 식당이나 펜션으로 관광객이 몰린다”면서 “연륙교 건설이 좋은 점도 있겠지만 현지 주민들로서는 반갑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수도에서 임자면 진리를 잇는 임자1대교 건설 현장. 오는 2021년 3월 개통 예정으로 지금은 교각 위로 상판을 올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편집에디터
수도에서 임자면 진리를 잇는 임자1대교 건설 현장. 오는 2021년 3월 개통 예정으로 지금은 교각 위로 상판을 올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편집에디터

●기반시설 조성 등 숙제도 산적

천혜의 자원을 가졌지만 임자도가 관광자원으로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과제도 산적해 있다. 당장 임자도는 4개의 경쟁력있는 해수욕장을 갖고 있지만 대광해수욕장을 제외한 은동 , 어머리 , 대머리 해수욕장은 거의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용난굴로 주목받는 어머리 해수욕장마저 완만하고 널찍한 모래밭과 비경을 갖추고 있어 어느 해수욕장 못지 않게 경쟁력이 높지만 주변에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으면서 혼자만의 피서를 즐기거나 아는 사람만 찾아오는 숨겨진 곳으로 방치돼 있다.

임자도의 과거가 녹아있는 새우젓 토굴과 젓갈타운 또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관광객을 유인할 만한 편의시설과 기반시설이 부족하고 감당하기에 한계에 이른 무단 투기 쓰레기나 해양쓰레기도 풀어야 할 숙제다.

신안군의 의뢰로 임자도의 관광자원화 사업을 연구한 사단법인 휴먼네트워크 상생나무 관계자는 “임자도는 자연 자원과 역사 문화 , 산업 자원 등 관광자원으로 가치가 높아 개발 시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체류형 관광을 위해 사계절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적극 확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사진=이용환 기자·김성수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용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