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골 넣은 여자 수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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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수 기자 ss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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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처녀 출전한 한국 여자 수구 대표팀이 헝가리에 0-64로 대패했다. 한국은 지난 14일 남부대에서 열린 여자 수구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헝가리에 0-64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완패했다. 수구 강호 헝가리는 총 71개의 슈팅을 퍼부어 64개가 골망을 갈랐다. 한국은 3개의 슈팅을 날렸으나 골문 안쪽으로 향한 것은 1개에 불과했다.

여자 수구 대표팀의 첫 대항마가 왜 하필 헝가리였을까.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 처음 나가 맞붙은 나라도 헝가리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한국은 첫 경기에서 당시 세계 최강 헝가리와 맞붙어 0-9로 대패했다. 두 번째 경기인 터키전에서는 0-7로 졌다. 골키퍼 홍덕영은 뒷날 “헝가리 팀의 슈팅은 마치 대포알 같았다.”고 회고했다. 한국 수구의 주전 골키퍼인 오희지(23·전남수영연맹) 등도 내내 쏟아진 헝가리의 71개 슈팅을 온몸으로 막아내느라 진땀을 흘렸다.

한국 여자 수구 팀의 대패는 예견된 것이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여자 수구 종목에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했다. 수구 대표팀은 물론 전문 선수도 없었던 한국은 지난 5월 선발전을 통해 부랴부랴 대표팀을 꾸렸다. 북한과의 남북 단일팀 구성을 기다리다가 대표팀 구성이 늦어졌다. 한국 대표팀 선수는 모두 경영 선수 출신이다. 이번 대회 전까지는 제대로 수구 공을 잡아볼 기회도 없었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서도 오로지 한 골을 넣는 것이 목표였다. 다행히 어제 치른 두번 째 경기 러시아전에서 1-30으로 졌지만 경다슬이 값진 첫 골을 넣어 목표(?)를 달성했다. 관전하던 응원단도 환호했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처녀 출전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스위스와 스웨덴에 각각 0-8로 무너졌다. 이번 광주수영선수권대회의 한국 여자 수구 대표팀도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도전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1954년 월드컵에서 수모를 당한 한국 축구는 48년 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세계 4강의 신화를 썼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여자 수구팀도 뒷날 통일이 되고 선수층이 두터워진다면 축구처럼 세계 강호와 나란히 어깨를 겨룰 날이 올 것이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외롭게 분전하는 한국 여자 수구팀에 박수를 보낸다.

박상수 주필 sspark@jnilbo.com

박상수 기자 ss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