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계 인구의 날’과 맬더스의’인구론’

신일섭(광주복지재단 대표·광주광역시 저출산극복 사회연대회의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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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섭 편집에디터
신일섭 편집에디터

‘세계 인구의 날’은 국제연합이 세계 인구 50억 명을 넘은 1987년 7월 11일을 기념하여 제정되었다. 국제연합은 공해·자원고갈·식량난 등 세계인구의 폭증으로 야기되는 각종 문제에 주목하여 이미 1974년을 ‘세계 인구의 해’로 지정한 바 있다. 인구문제에 대한 더 많은 사람들의 이해와 관심을 촉진하기 위하여 ‘세계 인구의 날(해)’을 지정한 것이었다. 국제연합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10월 31일에는 세계인구가 70억 명을 돌파했고 2015년에는 73억 4900만 명에 이르는 증가추세 일변도였다.

국제연합의 ‘세계 인구의 날’제정이 인구증가의 심각성을 경고하기 위한 것인 반면 한국은 오히려 저출산·고령화의 인구감소로 접어들어 이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자 2011년 7월 11일을 ‘인구의 날’로 정하였다. 일찍이 급격한 인구감소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자 정부는 출산 장려를 위한 사회적 기반을 확충하는 정책으로 2005년에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을 제정하기도 하였다. 한국의 ‘인구의 날’ 제정 배경은 저출산과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의 불균형 문제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저출산·고령화 사회. 이 문제는 21세기 들어 우리 한국사회의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 가운데 하나이다. 인구학적 관점에서 산업혁명 이후 인구급증과 집중 그리고 도시의 확대로 이어지면서 야기된 빈곤과 환경, 주거, 교육, 보건 등 수많은 사회문제들이 발생하였다. 사실 이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곧 사회복지제도 발전의 한 계기가 되었으며 또한 복지의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필자가 인구문제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은 1970년대 고등학교 시절 사회교과서에서 배웠던 영국 산업혁명시기 맬더스(T.Malthus, 1766~1834)의 저서 ‘인구론’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는 여기에서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 반면에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식량부족과 인구과잉으로 사회적 빈곤을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는 출산 제한을 주장했는데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빈민법시대에 인구억제를 위하여 빈민의 생존권, 식량수급 권리를 부정하는 극도의 反복지적인 이론가이자 종교인이었다. 하지만 인구문제를 중요한 사회문제로 보았던 것은 의미있는 주장이었다.

맬더스의 주장은 한국에서 6·25 전후(戰後) 기안선상에서 허덕이며 폭발적으로 태어난 소위 베이비부머 세대들에게 많은 호소력을 가질 수 있었다. 베이비부머 세대인 1950~60년대 한국의 평균출산율은 4~5명으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한 교실에 약 60~70명의 학생들로 포화상태의 콩나물 교실이었다. 이런 가난한 과밀학급의 교실환경에서 배웠던 맬더스의 이론은 당시 우리에게도 매우 현실감 있게 느껴졌다.

맬더스의 이론을 소개하면서까지 인구과잉을 걱정했던 한국이 어느덧 OECD 가입국 가운데 2018년 세계 최저의 출산율(0.97명)을 기록하고 있다. 대한민국 여성이 평균적으로 아이를 1명도 출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가히 출산율에 있어서 국가재난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인구감소에서 광주-전남은 더욱 심각하다. 전남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빠른 2013년부터 이미 인구감소가 시작되었고 광주는 2020년 내년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인구감소는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은 현상을 말한다. 전국적으로 저출산이 심화되고 인구감소로 이어지면서 앞으로 서서히 지방이 소멸하고 결국에는 대한민국이 지구촌에서 가장 먼저 없어질 것이라는 비극적인 예견까지 나오고 있다.

적극적인 출산장려책으로 성공한 프랑스의 경우를 보자. 1990년대 세계 최저수준의 출산율 1~1.5명을 기록했던 프랑스는 2010년 출산율 2.1명으로 OECD 국가들 중에서도 최상위 수준이 되었다. 이는 프랑스 정부가 출산장려를 위해 영유아수당 등의 다양한 경제적 지원책과 함께 여성이 가정과 직장을 양립할 수 있는 충분한 소득보장의 육아휴직제도와 공공보육시설 이용을 확대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우리도 이와 같은 성공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적극 대응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