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경비원 초단기계약 간접고용 여전한 광주

2019 광주시 아파트 경비노동자 실태조사 분석
5명중 4명 간접고용·6개월 이하 단기계약도 31%
최저임금 인상에 규정 휴게시간 증가로 ‘임금 꺾기’
구두계약·부당해고 잔존… 고용 미승계도 불안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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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광주 동구 계림동 한 아파트 경비원 초소에 딸린 화장실에서 경비원 김모씨가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밥솥에 담긴 밥을 퍼 담고 있다. 김정대 기자 nomad@jnilbo.com
지난달 26일 광주 동구 계림동 한 아파트 경비원 초소에 딸린 화장실에서 경비원 김모씨가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밥솥에 담긴 밥을 퍼 담고 있다. 김정대 기자 [email protected]

광주지역 고령자 경비원들 상당수는 고용안정을 위한 조례가 제정됐음에도 간접고용과 초단기계약 등이 여전해 경비원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4일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가 공개한 2019년 ‘광주광역시 아파트 경비노동자 실태조사’에서 공개됐다. 해당 보고서는 올해 5~6월 두 달에 걸쳐 광주지역 경비원 30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 간접고용·단기계약 심각

이날 공개된 보고서에는 광주지역 고령자 경비원 5명 중 4명은 간접고용 형태 근로를 하고 있으며 근로계약 기간 또한 3~6개월짜리 단기 계약이 3명 중 1명꼴로 나타나 체감 고용불안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통상 아파트 경비원은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가 선임한 관리사무소장에 의해 고용되고 있다. 이때 소장이 경비원을 고용해 관리업무를 수행토록 하면 직접고용이라 볼 수 있고, 경비 업무를 용역회사에 하도급을 주거나 위탁관리할 경우 간접고용에 속한다. 관리회사가 또다시 용역회사에 재하도급을 주는 2차 간접고용도 존재한다.

허나 다단계 고용구조는 대다수 경비원을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몰아넣는다. 그에 따라 사용자 책임의 불명확함, 중간착취, 고용의 불안정성 등 고용형태상 불이익을 고스란히 겪게 되는 것이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광주지역의 입주자대표회의 직고용은 17.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고용 범주에 해당되는 위탁관리회사 직고용은 30.7%, 경비용역회사 고용은 51%였다. 경비원 5명 중 4명 이상이 간접고용 형태에 해당되는 셈이다.

경비원들의 고용불안은 짧은 근로계약 기간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근로계약서 상의 계약 기간을 파악한 결과, 연단위로는 1년이, 월단위로는 3개월과 6개월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6개월 단기계약 형태 근로계약을 맺는 경비원이 31.6%에 달해 체감 고용불안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됐다.

● 휴게시간 늘려 임금꺾기

최저임금 상승으로 말미암은 ‘임금꺾기’도 존재했다. 규정 휴게시간을 늘려 임금 상승분에 대응하는 식이다. 24시간 격일제 근무의 특성상 규정 휴게시간조차 추가 업무로 할애하는 게 보통인데, 임금을 줄이기 위해 허울 뿐인 휴게시간을 더하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대비 올해 휴게시간 증감 여부를 파악한 경과, 조사 참여자 중 40.8%는 휴게시간이 증가됐다고 응답했다. 증가된 휴게시간 평균은 약 47.5분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휴게시간 증가로 대응하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규정 휴게시간과 실 휴게시간을 비교한 수치도 있었다. 조사 참여자가 근무하는 아파트 단지의 규정 휴게시간은 평균 9.2시간(야간 휴게시간 6.9시간 포함)으로 조사됐지만, 실 휴게시간을 들여다 보니 평균 6.5시간으로 2.8시간 정도 덜 쉬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가 사용 또한 제약됐다. 조사 참여자의 51.3%가 연차 사용이 어렵다고 답했으며 이 중 소수는 미사용분에 대한 수당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 근무시에도 평상시와 동일하게 근무하는 경우는 무려 97.6%에 달했고, 휴가를 가기 위해 일당을 주고 대체 근무자를 구하는 경우도 55.9%에 이르렀다.

● 근로기준법 위반 잔존

위탁관리회사 또는 용역회사가 변경되는 경우 고용승계 현황을 살펴보면 58.5%는 대체로 고용이 승계되는 편이라고 응답했지만, 20.1%는 고용이 승계되지 않거나 전원 계약해지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비원 5명중 1명은 미승계로 인한 고용불안에 처해 있는 것이다.

근로계약서 작성 현황의 경우 82.7%가 2부를 작성해 각 1부씩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17.2%는 1부만 작성해 회사가 보관하고 있거나 아예 근로계약서 없이 구두로만 계약한 경우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계약서 작성에 있어 근로기준법 위반 사례가 여전히 잔존하는 것이다. 부당해고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경비원(12.5%)도 있었다.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 관계자는 “보고서에 따르면 광주지역 경비원은 대체로 간접고용 형태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1년 미만 월단위 근로계약·고용 미승계로 고용불안을 느끼는 실정”이라며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근로계약 체결, 최저임금 인상 대응으로써 휴게시간 확대 등이 문제점으로 드러나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실태조사는 고용노동부의 ‘합리적 노사관계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가 올해 5~6월 두 달에 걸쳐 광주지역 경비원 30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자료 분석은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맡았다.

비정규직지원센터 측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8일 오후 3시 광주시청 1층 행복나눔실에서 ‘광주지역 아파트 경비원 노동실태’ 조사 보고회를 가질 예정이다.

김정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