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보 상태 빠진 광주 고령경비원 노동인권

파리목숨 경비원들<하> 소극적인 행정
경비원 지원 사업 중단 위기에 대책없는 광주시
소극적 행정 사유 경비원들과 반목까지 언급돼
조만간 지역 실태 조사결과 발표 전환계기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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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광주시의 '광주광역시 고령자 경비원의 고용 안정 조례' 제정에 힘 입어 지역 경비원들로 구성된 단체가 출범했지만, 1년여가 지난 현재 시의 소극적인 행정과 경비원들과의 반목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 뉴시스
지난해 11월 광주시의 '광주광역시 고령자 경비원의 고용 안정 조례' 제정에 힘 입어 지역 경비원들로 구성된 단체가 출범했지만, 1년여가 지난 현재 시의 소극적인 행정과 경비원들과의 반목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 뉴시스

고령 경비원의 노동인권 확대를 위해 조례까지 제정한 광주시가 소극적인 행정으로 일관하면서 고령 경비원들의 설 자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광주시가 자랑했던 해당 조례의 실제 운영은 노무상담 민원을 처리하는 인원이 단 1명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비정규직이라 내달부터는 사라질 처지다. 어처구니 없게도 대책은 7월 현재까지 마련되지 않았다.

물론 외부의 시선이 있어 유지는 하겠지만, 앞으로 더는 지원이 없어 사실상 사업 중단과 다름없을 것이라는 시각들이 대체적이다.

이런 와중에 조만간 광주지역 고령 경비원들의 실태를 보여주는 조사보고회가 열려 전환의 기점이 될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 4월 이들의 고용 안정을 위한 조례가 제정된 이후 첫 조사결과이기에 그간 성과와 부족한 점에 대해 향후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조례만 제정하고 소극적인 광주시

지난해 4월 전국 최초로 고령 경비원의 고용 안정을 골자로 한 조례를 제정한 광주시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선 경비원들의 열악한 여건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일부 종사자 및 관계자들은 문제의 근원이 경비원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일부 경비 용역업체와 이들을 쓰는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인 만큼, 지자체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제약돼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반면, 그간 광주시가 진행해 온 지원책을 들여다 보면 사실상 무관심으로 일관했다는 지적도 있다. 조례 조항을 앞세워 민간위탁 기관인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에 관련 업무를 맡겨두는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광주지역 고령 경비원 3800여명을 담당하는 인원이 단 1명인데다, 이마저도 내달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어 사업 중단이 불가피한데 시는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일부 경비원들은 보완된 조례 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 또한 답보 상태다.

경비원들은 지자체 탓을, 지자체는 경비원들 탓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초 조례 개정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경비원들 간 의견 조율이 안 되면서 답보 상태에 놓였다는 의견도 나왔다. 경비원을 위한 조례를 만들었는데, 정작 그들 때문에 사업을 펼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조례 개정 작업을 준비했던 한 광주시의원은 “일부 경비원들이 고용의 질 개선이라는 조례 취지와 동떨어진 사안들을 무리하게 요구하면서 정작 진행됐어야 할 부분들도 유보가 된 상황이다”며 “최대한 편의를 봐주려고 노력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부분들이 있었다. 그렇다고 광주시가 등한시 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에서는 상황이 이 지경이 되도록 수수방관한 광주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갈등을 조정할 컨트롤타워를 구성하지도 않은데다, 조례 개정과 별개로 고령 경비원의 고용 안정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펼칠 수 있지만 민간위탁 기관에 돈만 쥐어준 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얘기다.

장연주 광주시의원은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고령 경비원의 일자리 안정성 확보다.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등이 용역업체를 쓰는 게 편하다보니, 경비원들의 처지보다 관리비를 아낄 수 있는 쪽에 기울어져 있다”며 “어떻게 하면 함께 사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을지 관계기관이 고민을 하고 제도적 지원을 해야하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이어 “시가 비정규직지원센터에 경비원 관련 업무를 펼칠 수 있는 예산을 주는 식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도 “실태조사나 경비원 단체의 활동지원 등을 제대로 해나가기 위한 전담 인력 확보나 예산은 아직 부족한 감이 있어 확대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 실태조사 곧 발표… 보완 계기될까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에 따르면 오는 8일 오후 3시 광주시청 1층 행복나눔실에서 ‘광주지역 아파트 경비원 노동실태’ 조사 보고회가 열린다. 고용노동부 지원 하에 전국 15개 광역·기초자치단체 내 비정규직지원 관련 기관이 조사한 것으로 이중 광주지역에 해당되는 부분들이 공개될 예정이다.

조사는 올해 5~6월 두 달에 걸쳐 이뤄졌다. 고령 경비원들에 대한 직·간접 고용률 비교 등 고용 안정에 관한 부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휴게시간 증가 등 불합리한 근무 여건 등 노동인권 전반에 대한 실태가 낱낱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지난해 4월 ‘광주광역시 고령자 경비원의 고용 안정 조례’가 제정되고 난 뒤 상황이 담길 예정이므로 그 동안의 성과나 아쉬운 점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조사 보고회가 이후 부족한 부분의 보완이 이뤄질 수 있는 계기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김정대 기자 noma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