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무역보복과 토착왜구

노병하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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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병하 기자 bhno@jnilbo.com
노병하 기자 [email protected]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손을 맞잡은 역사적인 날, 뭐가 그리 배가 아팠는지 일본이 4일부터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선언했다.

자국 내에서조차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 우려가 있다”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우리나라에 대해 반도체 등 제조 소재 3개 품목 수출을 규제한 데 대해 “국가와 국가 간에 신뢰관계에 의해 실시해온 조치를 재검토한 것”이라고 말했다. 즉, 한국에 대한 수출 관리 강화가 한국과의 신뢰 관계가 훼손된데 따른 것이라는 것이다. 뭔가 다른 이유는 없을까?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무상은 수출 규제에 대해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대항(보복)조치는 아니다”라고 선수쳤다.

이들 말만 종합해보면 보복도 뭣도 아닌 그냥 싫어서 규제한다는 것이다. 참 재밌는 나라다.

그래, 저 나라야 원래 저런 것이려니 내버려 둔다치자. 정작 속을 뜨겁게 만드는 것은 일본의 무역보복이 일어나자 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현 정부의 대일외교 실패’라고 규정하면서 공격을 퍼붓는 이들이다. 그들의 주장은 ‘이것도 저것도 다 정부가 잘못했고, 그래서 애먼 우리 기업만 다 죽는다’가 핵심이다.

그들이 말하는 외교가 혹시 강제징용으로 끌려간 한국인들의 배상 문제를 일본 뜻대로 해주는 것이라면, ‘미친 거 아니야?’라는 의문이 드는게 당연하다. 또 좋은게 좋은거라고 일본과 실실거리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허 이게 말로만 듣던 토착왜구인가’라는 생각이 절로 들 수밖에 없다.

기업의 수출이 일시적으로 막히는 것은 엄청난 국가 재난이고 강제징용으로 끌려가 노예처럼 부림을 당하던 우리 국민들의 눈물은 ‘뭐 그럴 수도 있지’란 말인가? 그게 합리인가?

이 사건의 본질은 ‘국가가 국민을 지키는 것에서 비롯된 외교마찰’이다.

대한민국이 대한민국 국민의 억울함을 풀겠다고 일본에게 항의하자 그들이 일방적으로 수출규제를 한 것이다. 욕하려면 정부가 아니라 일본을 욕해야 함이 마땅하지 않은가.

나아가 불매운동이라도 하는 것이 타탕할진데… 역시 남다르다. 보수언론과 자유한국당.

그대들이 외교를 이렇게 중시하는 지 요즘 알았다. 헌데 왜 북한과 평화를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은 못마땅해 할까? 어느 장단에 비위를 맞춰야 할지 몰라, 무식한 나는 당신들에게 관심 끄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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