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약속’ 외면한 어등산리조트… “기부금 내라”

법적 분쟁 다툼… 순탄치 않았던 골프장 조성사업
‘지역사회 환원’ 목적 설립 금조장학재단 유명무실
“관련 조례 제정 등 법적 제재 필요·조속 이행” 촉구

782
어등산 골프장 전경. 뉴시스 편집에디터
어등산 골프장 전경. 뉴시스 편집에디터

 ’지역사회 환원’을 목적으로 골프장을 조성해 놓고 수년쨰 기부금을 납부하지 않은 ㈜어등산리조트가 6년간 외면했던 ‘시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간 미온적이었던 광주시도 ‘기부금 납부이행 전담팀’까지 꾸려 강력대응에 나서겠다는 것도 나름 의미있는 행보다.

 전담팀으로 활동하는 시민사회단체 등도 기부금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이를 전례 삼아 ‘지역사회 환원’을 빌미로 수익만 내고,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또 다른 지역 기업이 나올 수도 있기에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등 법적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부금 추진 상황

 지난 2005년 시작된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군 포사격장으로 황폐화 된 어등산 일원(273만6000㎡)에 유원지, 골프장, 경관녹지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는 당시 공공복합단지 조성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삼능건설 컨소시엄과 개발협약을 맺었지만 삼능이 워크아웃 판정을 받으면서 금강기업, 모아종합건설 등이 사업권을 넘겨 받았다. 그러나 재정난과 사업성 부족 등의 이유로 표류를 거듭했다.

 최종적으로 2009년 금광기업의 자회사인 광주관광개발이 민간사업자인 어등산리조트의 지분 100%를 소유하며, 어등산 컨트리클럽(어등산CC) 골프장 개발사업 추진에 나섰다.

 그러나 골프장 조성도 순조롭지 않았다. 골프장 선(先) 개장 허가를 놓고 2012년부터 어등산리조트와 광주시가 갈등을 빚으면서 법적 분쟁이 발생했다.

 당시 양 측 모두 법원의 ‘강제조정안’을 받아 들이고, 조정 결정에 따라 ‘대중제 9홀의 운영과정에서 발생된 순수익을 장학 목적으로 설립한 재단에 계속 기부한다’는 협약도 체결했다.

 2012년 11월 광주시가 설립 허가를 내준 금조사회복지장학재단을 통해 매년 2억원씩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돌연 2014년 5월 어등산리조트가 법원 강제조정내용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소송을 냈다. 2017년 2월에는 금조장학재단에서 정관 변경을 신청했다.

 ’수익금 산정 결과 연간 수익금액이 2억원 미만일 경우 어등산리조트 대표이사 책임하에 연간 2억원 이상의 사업비를 조달해 목적사업을 수행해야 한다’는 조항을 삭제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러나 법원은 ‘동 조항의 삭제 불허’를 통보했다.

 결국 금조장학재단은 설립 이후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2억원의 기부금을 내지 않았다. 광주시가 올해 11월까지 못 박은 기한까지 포함할 경우 누적 기부금은 14억원에 달한다. 이유는 ‘경영 악화로 인한 적자 운영’이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대중제 9홀 누적적자만 106억원이라는 주장이다.

 ●약속 이행 목소리 확산

 금조장학재단의 기부금 납부 이행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광주시의 ‘어등산CC 기부금 납부이행 협업 T/F팀’에서 활동하는 광주시의회 김광란 의원은 “광주시와 어등산리조트가 협약할 당시에 기부금 납부 이행에 대한 ‘강행규정’을 뒀어야 했다”며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다시 협약을 맺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관련 조례를 제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이어 “지역 기업이 개발 행위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지역사회에 다시 환원하는 취지 자체는 좋으나 이를 이용해 기업의 이익만 취하려는 구조적인 문제”도 꼬집었다.

 시의회 정무창 의원도 “수익금 정산을 어렵게 하고 적자 운영이라는 이유로 지금까지 기부금을 한 번도 납부 하지 않는 등 어등산리조트가 수익금을 사회에 환원하지 않고 있는 것은 배짱 형태”라며 “광주시가 신뢰받는 행정을 위해서는 일관성 있고 꼼꼼하게 일처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적자 운영’을 빌미로 시민과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행태를 비난하는 지적도 있었다.

 김현영 광주로 상임이사는 “과거 법적 분쟁 차원에서 공익적 목적으로 강제조정안이 받아 들여졌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기업이 2억원이 없어서 기부금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기업의 큰 목적은 영업 이익을 내는 게 목적이지만, 단순히 기업 개인의 이득을 보기 위해서 ‘기부’라는 명목을 빌려 이익을 취하려는 태도는 옳지 않기 때문에 미납된 기부금 이행을 하루 빨리 이행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주정화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