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매입형 공립유치원 확충 본격화… 교사 ‘해고 사태’ 빚나

정부, 2021년까지 국공립유치원 40% 확대...내년 40개 확대
광주시교육청, 공모로 2개원 선정 매입형 공립유치원 사업 검토
사학에 위탁교육 개정법안 철회… 교사들 "해고 대책 마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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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청 전경. 편집에디터
광주시교육청 전경. 편집에디터

광주시교육청이 사립유치원을 공립으로 전환하는 ‘매입형 공립유치원’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기존 교사들의 해고사태 논란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사립유치원 교사들과 직원들은 공립 전환시 고용 승계가 이뤄지지 않아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이들 사이에서는 “안그래도 열악한 처우의 유치원 교사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며 강한 반발 조짐이 일고 있다.

반면 교육당국은 생각보다 느긋하다. 공립교사 일자리가 늘어남에 따라 오히려 유아 교사 처우가 개선될 것이라는 발언 외에는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내달 1일까지 ‘2019년도 매입형유치원 선정 변경’ 공고를 내고 관내 사립유치원 2곳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인가 기준 6학급 이상 규모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시설 기준 등을 고려해 최종 매입 대상을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지역의 경우 사립유치원 94개원이 이에 해당된다.

문제는 기존의 사립 유치원을 ‘매입형 유치원’으로 전환할 경우, 교육청에는 고용승계 의무가 없어 기존 교사들의 해고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사립유치원이 공립으로 전환되면 해당 시도교육청은 원장을 포함한 모든 교직원을 임용시험을 통과한 공립 교사로 새로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

광주 사립유치원 6학급일 경우 평균 원아수는 132명에 달한다. 한 유치원 당 교사와 직원 수는 원장과 원감을 포함해 담임교사, 방과후 교사, 행정실장, 주무관, 교무실무사 등 20여명이다.

결국 광주 사립유치원 2곳이 매입형 공립유치원의 바뀌게 되면 교사,직원 40여명은 곧바로 일자리를 잃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3월 문을 연 국내 1호 매입형 유치원인 서울 관악구 소재 구암유치원의 경우도 교사 해고 사태를 빚었다. 이 유치원은 공립유치원이 되면서 기존 교사들은 모두 유치원을 떠났고 서울시교육청이 공립교사 21명을 새로 배치했다.

교육청이 사립유치원을 사들여 공립유치원으로 전환하는 ‘매입형 유치원’이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부 계획대로 내년 40곳 안팎의 매입형 유치원이 문을 열 경우엔 전국 800명 이상의 사립 교사가 일자리를 잃게 된다.

지역 사립유치원 교사들은 이와 관련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광주지역 한 사립유치원 교사는 “매입형 공립유치원에 대한 장점은 분명히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만약 유치원의 주인이 바뀌게 되면 원래 근무하던 직원들은 무조건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아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되는 교사들에게 대해 교육부에서 이와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 정부에 버림받는 듯한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현재 이들을 위한 대책은 전무하다.

최근 교육부는 기존 사립교사 중 일부를 공립유치원에 그대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고용 승계’ 방안을 검토했다가 교원단체와 예비 교원모임 등으로부터 “교사 임용제도를 훼손하는 것”이란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지난달 매입형 유치원 등 국공립유치원을 사학 등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유아교육법 개정안을 냈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공립유치원 인력운용 방안 등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자 최근 이 법안을 철회했다.

광주시교육청도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공립유치원 증가로 인해 공립교사들의 일자리가 늘어나 유아 교사들의 전반적인 처우는 개선될 것”이라며 “다만 일자리를 잃게 되는 사립교사들을 지원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 교육청 차원에서 계속해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