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한빛원전 사고때 자체조사권 추진

원안위 통해서만 정보 수집… 정부에 제도개선 요구
타지역 연대, 광역단체장 권한 확보 ‘법률개정’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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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원전 범영광군민대책위원회가 13일 오전 영광군청 앞에서 한빛 1호기 원자로 수동정지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한빛원전 범영광군민대책위원회는 법적대리인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을 통해 한국수력원자력㈜와 산업통상자원부, 원자력안전위원회를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편집에디터
한빛원전 범영광군민대책위원회가 13일 오전 영광군청 앞에서 한빛 1호기 원자로 수동정지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한빛원전 범영광군민대책위원회는 법적대리인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을 통해 한국수력원자력㈜와 산업통상자원부, 원자력안전위원회를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편집에디터

전남도가 한빛원전 사고시 자체 조사권, 원전 정책 참여권을 보장받기 위한 제도 개선·법률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2차 정보 수요자에 불과한 원전 소재 광역자치단체의 권한을 정책 결정자, 즉 중앙정부에 가까운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행보로 보인다.

전남도는 부산, 울산, 경북 등 타지역 원전 소재 광역자치단체와 연대 움직임까지 병행해 원전 사고·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광역자치단체장의 권한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18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는 행정안전부, 산업통상자원부, 국무조정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원전소재 광역단체장에 원전안전정책 결정 동의 및 사고현장 확인·조사 참여 등 권한 부여’ 등을 골자로 한 제도개선 건의안을 공식 전달했다.

전남도는 1차적으로 제도개선 건의안을 제출하고 정부에서 움직임이 없다면 후속 절차로 부산, 울산, 경북 등과 공동연대를 포함한 ‘법률개정’ 단계로 넘어갈 계획이다.

한빛원전 1호기는 지난달 10일 열출력이 제한치를 넘겨 급등한 채 12시간 동안 가동한 뒤 수동정지한 것으로 드러나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무자격자가 제어봉을 조작한 정황도 있다. 사고는 자치단체 관내에서 일어나지만 원전사고에 대한 규제·감독은 원안위 혹은 한국수력원자력이 맡고 자치단체는 방제와 후속대책만 가능하다.

전남도는 한빛원전 소재 광역지자체임에도 사건 발생일로부터 10일이 지나서야 보도자료를 통해 알 수밖에 없었던 현행 제도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전남도는 원전 고장·사고 발생시 지자체가 현장방문해 사고내용 확인·조사, 추후 대책 등에 권한을 보장받는 법 조항 신설을 바란다.

원자력 정책에 대한 광역자치단체의 참여권도 원하고 있다. 현행 제도상 원자력 정책 결정 참여는 광역자치단체는 불가능하고 오히려 하위 개념인 ‘기초자치단체’만 가능하다.

원전소재지 5㎞ 이내 기초자치단체장은 원전건설, 수명연장, 사용 후 핵연료 저장시설 건설, 원전해체 등 원전정책 결정시 인근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공청회 요구권이 있다. 이마저도 지난 2015년 1월20일 원자력안전법 일부개정으로 가능해졌고 개정 전에는 ‘원전사업자’가 공청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

전남도를 비롯한 부산, 울산, 경북 등 4개 원전 소재 광역시도 행정협의회는 기초자치단체 의견만 묻는 현행제도를 광역자치단체로 확대할 것을 건의한 바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용 후 핵연료’도 이들 광역자치단체들에겐 ‘뜨거운 감자’다. 사용 후 핵연료는 방사능 오염 문제로 ‘전용 고준위 방폐장’에 격리돼야 하지만 각 원전에 임시보관되고 있다. 한빛원전의 경우 약 5년 뒤면 임시저장시설이 가득찰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 후 핵연료 정책은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기도 하다.

정부는 사용후핵연료 정책 재검토를 목표로 국민 의견수렴 절차를 맡을 ‘사용 후 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가 지난달 29일 공식 출범시켰지만 원전 소재 광역자치단체는 위원 선정에 참여할 수 없었다.

전남도 관계자는 “사용 후 핵연료 재검토 위원 선정도 전남은 영광군, 원전 소재 기초자치단체 의견만 조회했다. 물론 기초자치단체도 의견수렴이 충분치 않다는 불만이 나온다”며 “우선 제도 개선 차원으로 접근을 시작했지만 후속차원으로 법률개정까지 가려 한다”고 말했다.

진창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