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자전거 도로?”… 광주 곳곳 주·정차 차량 ‘눈살’

자전거 도로 위 주·정차 차량, 자전거 이용자 도로로 내몰아
관할 구청서 단속 활동… “인력 한계 있고 법안도 애매모호”
2020년 광주 무인공공자전거 도입 ‘자전거 도로 정비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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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 쌍촌동 한 자전거 전용 도로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광주 서구 쌍촌동 한 자전거 전용 도로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다. 곽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자전거 타고 출·퇴근하려다 관뒀습니다. 자전거 전용 도로에 주차된 차량 때문에 5분에 한 번꼴로 보도나 도로로 벗어나 자전거를 타야 하는데, 참 못 할 짓이더군요.”

광주지역 자전거 전용 도로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으로 인해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18일 광주 서구 쌍촌동의 한 자전거 도로. 불법 주·정차된 차량이 100m 이상 이어져 있었다. 공짜 주차장이라도 되는 양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전거 도로에 주차하고 인근 상점으로 들어가는 시민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바닥에 그려진 자전거 전용 도로 표시는 이미 승용차 밑에 깔려 보일 듯 말 듯하고, 주차된 차량을 다시 도로로 빼내려고 보도 위를 운행하는 차량도 비일비재하다.

인근 주민인 강숙자(57·여·서구 쌍촌동)씨는 “자전거 도로라고 하긴 하는데 주차된 차들로 거의 비어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다니는 신민재(24·호남대학교)군은 “자전거 타고 가는데 이렇게 차가 주차돼 있으면 인도나 도로로 비켜나가 탈 수밖에 없다”며 “도로에서 버스나 탑차가 바로 옆을 지나가면 바람에 흔들리기도 하고 심장이 철렁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도심에서 자전거를 이용하다 보면 노면의 상태가 불량하거나 높은 턱, 적치물, 도로 끊김 현상 등 다양한 불편 사항을 마주할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자전거 전용 도로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가장 위험한 문제점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3년 이후 매년 1만 건이 넘는 자전거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200명가량이 자전거 사고로 목숨을 잃고 있다.

현재 자전거 전용 도로 불법 주·정차에 대한 단속은 관할 구청에서 담당하고 있다. 올해 서구에서 보도 위 불법 주·정차 차량을 단속한 건수는 지난 5월까지 총 1644건에 달했다. 1월 210건, 2월 163건, 3월 370건, 4월 340건, 5월 561건이 집계되는 등 매달 적발 건수가 증가했다.

하지만 일반 보도 주·정차 단속과 자전거 전용 도로 주·정차 단속이 분리되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관련 법안이 없기 때문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자전거 전용도로 주·정차 금지 법안은 따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자전거 전용 도로는 인도에 포함돼 있다는 관점에서, 또 자전거 도로에 주정차를 하게 되면 실상 폭이 좁아서 인도까지 차량이 침범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도에 불법 주정차를 한 것으로 간주하고 단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2020년 무인공공자전거가 도입되는 광주시의 상황을 비추어 봤을 때 유명무실한 자전거 전용 도로는 골칫거리일 뿐이다.

때문에 내년 1월 상무지구 등에서 첫선을 보일 무인공공자전거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자전거 도로 문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아무리 자전거 대여 시스템이 잘 구축되더라도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도로가 확보되지 않으면 이용 활성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자전거 도로와 관련해 전년보다 50억원 더, 65억원의 예산을 편성했고 현재 물순환 선도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보도 정비가 계획돼 있는데 자전거 도로 부분도 함께 진단과 정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내년 상무지구에서 200대의 무인공공자전거를 시범 운영하는 만큼 자전거 도로 문제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곽지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