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졸업’

전남취재본부 김성수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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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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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 남성이 몰던 차량에 신호등을 건너던 모녀가 사망하고, 또 다른 남성 운전자는 주차 과정에서 부인을 치어 숨지게 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한 남성 운전자는 역주행을 하다 마주 오던 차량과 잇따라 충돌하면서 2명을 숨지게 하고, 6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소식이다. 이들 교통사고의 공통점은 고령 운전자의 운전 미숙이 가져온 참사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 도심 주차장에서 90대 운전자가 행인을 치어 사망케 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부처님 오신 날엔 통도사로 가는 도로에서 70대 노인 운전자가 승합차를 들이받아 1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쳤다.

‘노인대국’인 일본처럼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도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문제는 깊은 고민거리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22.1%가 고령 운전자에 의해 발생했다. 국내 전체 운전면허증 보유자 중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9.5%인데 이들이 낸 사망 교통사고 비율은 20%를 넘어서며 매년 증가하고 있다.

고령자 운전과 관련된 사고가 늘면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시력, 순발력, 판단력 등이 떨어지는 만큼 고령자 운전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지자체들은 고령 운전자에 대한 면허 반납 장려정책을 내놓고 있다. 광주시는 70세 이상, 전남도는 75세 이상의 노인이 면허를 반납할 경우 10만원의 교통카드를 지급한다. 일선 구청과 시·군도 동참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시적 지원과 노인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운전면허 반납 정책의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노인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운전을 안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선결과제는 노인 이동과 관련, 다양한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 운전면허 반납 시 지급되는 일시적 지원을 넘어 노인이 더욱 편안히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체계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동 편의 확대 등 고령 운전자의 자발적인 ‘운전 졸업’ 문화를 유도하는 정책 수립과 운영이 시급하다.

김성수 기자 seongsu.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