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다리와 밴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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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수 기자 ss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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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은 1004개의 섬으로 이뤄진 고장이다. 올해 개통돼 인기를 끌고 있는 ‘천사대교’의 이름도 거기서 따왔다. 해산물의 보고인 신안군은 철 따라 가장 맛있고 많이 잡히는 제철 어종을 골라 다양한 축제도 열고 있다. 4월 도초도 간재미, 5월 흑산도 홍어, 6월 깡다리·병어·밴댕이, 7월 민어, 9월 불볼락, 10월 왕새우·낙지, 11월 새우젓 축제가 그것이다.

지난 8~9일에는 임자도에서 6년 만에 다시 ‘섬 깡다리 축제’가 열렸다. ‘깡다리’는 강달어의 신안 방언이다. 농어목 민어과의 어종으로 지역에 따라 황석어·황새기·황강달이·황시리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깡다리는 70년대에는 신안 임자도 전장포와 비금도 원평항에서 파시가 열릴 정도로 많이 잡혔다. 민어과의 다른 어종에 비해 상품 가치는 떨어지지만 매운탕이나 젓갈의 재료로 쓰인다. 나해철의 시 ‘영산포1’에 ‘황시리젓배는 곧 들지 않았다’라는 표현이 나오는 걸 보면 홍어처럼 과거에 신안에서 잡혀 젓갈을 담아 영산포로 실려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광주에도 시장 뒷골목에 가면 ‘황석어 짜박짜박’이라고 써 놓고 매운탕을 파는 집이 있다.

이번 주말인 15~16일에는 증도에서 ‘제13회 밴댕이축제’가 열린다. 밴댕이는 청어목 청어과의 물고기로 멸치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더 크다. 말린 밴댕이는 흔히 ‘디포리’라고 부르는데 멸치처럼 국물을 내는데 쓰인다. 밴댕이는 회·무침·구이 등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다. 잡은 지 12시간이 지나면 물러져 젓갈용으로 사용한다. 밴댕이는 성질이 급해 그물에 걸린 순간 분을 삭이지 못해 파르르 온 몸을 떨다 곧바로 죽는다. 그래서 밴댕이를 잡는 어부들조차도 살아 있는 밴댕이를 보기 힘들 정도라니 조급증을 알만하다. 우리가 속이 좁고 너그럽지 못한 사람을 두고 ‘밴댕이 소갈딱지’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깡다리와 밴댕이는 고급 어종이 아니고 값도 싸다. 과거에는 꼴뚜기처럼 어물전 망신을 시키는 어종 취급을 받았다. 그런 물고기를 이용해 지자체와 어민들이 지역 축제를 열고 소득을 올리는 걸 보면 세상이 많이 변했다. 지금은 깡다리와 밴댕이처럼 못 나도 개성있는 어종이 오히려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람도 이젠 톡톡 튀는 개성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박상수 주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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