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이 쌓일수록 깊어지는 애착 작품에 담다

산수미술관 '골목길'작가 노여운 초대전
21일까지 '기억하다: 산수, 사소한 풍경의 익숙한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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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여운 작 '흘러가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
노여운 작 '흘러가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

노여운 작가는 “골목길은 오랫동안 간직한 물건”이라고 말하며 골목길의 풍경을 캔버스에 옮기고 있다. 좁지만 사람들의 무수한 발걸음이 쌓인 작은길, 그 길들이 만나는 곳에 있던 작은 슈퍼, 빛바랜 파란색 나무 대문 등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풍경들은 유년 시절의 애틋한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동시대 미술 담론의 활성화를 목표로 운영중인 산수미술관이 ‘골목길 작가’ 노여운 작가의 작품 세계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기억하다:산수’를 주제로 오는 2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인간의 거주성과 정체성에 대한 문제 의식을 형상화 한 노여운 작가의 최근작 22점을 통해 사람들의 흔적들이 축적된 골목길의 공간을 재해석하는 자리다.

노 작가는 시간의 흔적이 쌓일수록 깊어지는 애착을 회화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이번 작품에는 산수미술관 주변 골목길의 풍경이 담겨져 있다. 작가가 수없이 돌아다니며 관찰한 산수동과 그 주변 지산동, 두암동의 풍경들이 작가만의 서정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펼쳐진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노 작가는 젋은 대로변의 삶이 주는 화려함과 골목길 풍경이 주는 대립적 가치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다. 차가 다니기 어려운 좁은 골목길의 소소한 풍경들을 묘사함으로써 대로변의 편리함에 길들여진 이들에게 골목길의 생소하지만 따뜻한 매력을 선사한다.

전시를 기획한 안나영 큐레이터는 “노여운 작가는 어린 시절 거주했던 집에 대한 애착을 통해 다른 장소들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그것을 회화적 실천을 통해 보존한다”며 “2019년 신작에서 노여운은 골목길 그림의 의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작품의 사이즈를 줄이고 이전 보다 세밀한 필치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기법에 변화를 주고있다”면서 “이와 같은 변화는 관람자로 하여금 작품이 보여주는 골목길 풍경을 단순한 재현이 아닌 미적 가치를 지닌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효과를 준다” 고 평했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